경주시-시의회 ‘갈등심화’
시의회, 부시장 돌출행동에 인사조치 요구
시장과 언쟁 벌인 김성수 의원 사퇴서 제출
시의원 자질론은 시민이 평가
공무원 의회인정은 원칙론
지난 3일 경주시의회 간담회장에서 벌어진 김경술 부시장의 돌출행동에 대해 경주시의회가 경북도지사에게 인사 조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보내고 이날 백상승 시장과 언쟁을 벌렸던 김성수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두 기관의 대립은 10일부터 시작되는 행정사무감사와 시정 질문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지난 3일 오전 11시 30분 경주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전체의원간담회는 백상승 시장과 김경술 부시장, 국·소장 등 집행부 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지난 29일 정부 각 부처가 수립한 방폐장 특별지원사업을 경주시의회에 보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봉우 국책사업추진단장의 보고에 이어 백 시장의 설명을 들은 시의원들은 먼저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했다.
논란의 김성수 의원(현곡·성건·중부·성동)이 백 시장에게 “(경주시가)지원사업에 매달리다 보니 서민생활을 등한시 해 시민들의 생활이 어렵다”며 “역사문화도시는 실체가 없다. 지금 당장에 서민생활을 살리기 위해 은행에 예치된 특별지원금 3천억원을 읍·면·동 민원 해결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백 시장은 “오늘은 가능하면 특별지원사업에 대해서만 논의했으면 좋겠다. 과거에는 중앙부처에 단돈 10억원만 가져와도 대단하다고 했는데 방폐장 특별지원사업 3조 2천억원은 천문학적인 금액이며 우리는 오늘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가 중요하다”며 “역사문화도시조성사업은 경주의 정체성을 살리는 제1순위 사업으로 1단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천억원은 우리 맘대로 쓸 수 없으며 방폐장이 착공되면 1천500억원은 사용할 수 있는데 그때 가서 시의회와 논의해서 어떻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시민동의나 시의회와 논의가 없었다. 실체가 없는 사업을 시장 혼자만 잘된다고 이야기 한다”고 거듭 몰아세우자 백 시장은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시장만 꿈꾸고 있다고 하면 되는가? 나도 민선이다. 계획에 다 나와 있다. 말을 하더라도 골라서 해야지 ‘너 혼자 생각이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내며 언성을 높였다.
이때 백 시장과 김 의원의 언쟁을 듣고 있던 김경술 부시장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책상을 치고 보고 있던 자료집을 덮으며 책상위에 놓으면서 소리가 나자 이를 본 최학철 의장이 “부시장님! 왜 그러십니까?”라며 상기된 채 회의를 마치자고 선언했다.
▶부시장 어떤 행동을 했나?=김경술 부시장 맞은편에 앉아있던 최학철 의장은 “(시장과 김 의원의)대화 과정에서부터 부시장의 표정이 좋지 않았으며 무슨 일이 이러날 것 같은 조짐이 감지됐다. 부시장이 손으로 책상을 치고 책자를 덮은 뒤 책상 위에 던지는 것을 보았다”며 “부시장에게 왜 그러냐고 했을 때 사과를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끝까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있었기 때문에 간담회를 중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부시장은 “서류를 덮는 과정에서 일어난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