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자 2007경주시민상 봉사부문 수상자 “다 나누고 모자라면 마음까지 나누어라” 멈추지 않는 아름다운 봉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김성자 여사’ “잘 한 일이 별로 없는데 주위에서 너무 과찬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한 일에 대해 그날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편이지요. 염두에 두지 않으려 함이 옳다고 해야 할까요. 주위를 돌아보는 일이란 누구나 마음의 여유를 내어 실행해야 할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슬비가 흩뿌리는 22일 오후 경주시 산내면 의곡리 ‘다경숯불구이식당’에서 지난 12일 ‘2007경주시민상’ 시상식에서 봉사부문을 수상한 김성자 여사를 찾았다. 아름다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향기라고나 할까, 예순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소녀 같은 웃음으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한 일에 비해 너무 큰 상을 받았다는 겸손함과 상대를 지극하게 맞아주는 모습에서 주눅이 들고 만다. 인터뷰가 아니라 말씀하는 대로 다소곳이 듣기로 했다. 김성자 여사는 1945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났고 의성군 사곡면 공정리에서 자랐다. 부친 김석산씨는 당시의 큰 목수로 건설업을 했으며, 현재 경주제일교회 선교관을 그 분이 지으셨다고 한다. 모친 방옥란 여사는 신여성으로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제일교회 김수영 목사님과의 인연으로 문화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 김성자 여사는 경주사람이 된다. 그 후 1970년 경주제일교회에서 만난 이석복 선생과 결혼하게 되고 슬하에 1남을 두었다. 청소년기에 어머니를 존경하며 자랐다는 장남은 현제 공직(사무관)에 몸을 담고 있다. 하나 뿐인 며느리도 시어머니의 봉사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크고 작은 심부름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성자 여사는 아들이 당신의 생일을 챙기겠다고 하면 “60이 넘으면 나라는 존재는 이미 없다.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 생일상 차리지 말고 양로원에 음식을 보내라”고 하며 생일 음식까지도 나누어야 행복해 한다고 주위에서 전한다. 작게는 손자의 돌잔치나 생일이 되면 음식을 가까운 요양시설에 보내거나 그 비용으로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도움으로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몸소 봉사를 체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주위의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봉사 후원 김성자 여사는 1995년에 ‘나자레원’과 인연을 맺어 봉사의 첫 길을 열었고 1998년부터는 ‘대자원’(고아원)과 인연을 맺어오면서 주위의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봉사와 후원을 해오고 있다. 경주시내도 아니고 산내면 소재지에서 다경숯불구이식당을 운영하면서 “나를 이 좋은 자리에 있게 했으니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하니 더 많은 것을 채우려 전전긍긍하는 이들에게는 화두처럼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임마누엘 사랑의 집’과 산내면 대현리에 있는 ‘사랑의 보금자리’ 등에도 김성자 여사의 사랑은 변함없이 뻗쳐있다. “짬나는 대로 자주 들리는 편입니다. 외식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고기를 보내는 일보다 그들과 함께 기거하면서 봉사하는 이들을 접하면 나의 입장이 불만스럽습니다”라고 말을 하며 “나는 시작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입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하면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로 하는 약속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약속, 더구나 자신과의 약속은 참으로 중요하기에 실천하려고 애쓰며 살고 있습니다” 며 자신의 심경을 담담하게 쏟아내는 김성자 여사의 눈빛은 심성만큼이나 따스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나의 일부분을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부처님과의 기도 속에 약속 실천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영업 준비에서부터 저녁 10시, 식당 마무리 까지 때로는 피곤하고 힘들지만 결코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정신과 육체가 건강해 보여야 손님들도 기분이 좋을 것이고 같은 식구인 종업원들의 사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1년 중 명절 외에는 휴일이 없으며 관광이나 쇼핑은 더욱 그러하다. 다만 조금 한가한 틈이 나면 결혼하면서 개종한 불교인으로서 불국사나 감은사지, 석굴암 등을 찾아 먼저 간 그리운 이들을 위한 기도를 올리는 일이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부처님 나의 일부분을 헛되이 쓰지 않겠습니다”라는 기도 속의 약속을 실천하고 있는 김성자 여사는 산내면의 여러 마을 노인들에게도 그 정성을 다하고 있다. 때로는 무료로 제공할 때도 있지만 2천원으로 노인들은 맛있는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는 고기 접시에 인생을 담아드리지요. 소 한 마리에는 여러 부위가 있는데 손님들은 무조건 맛이 좋은 고기만 찾습니다. 고기에는 분명 맛없는 부위가 있을 텐데 말이지요. 나는 장사꾼이 아닌 사람으로 남는 것이 희망입니다” 며 깊은 인생의 의미를 고기 접시에 비유해 넌지시 던져주신다. 나누다 나누다가 다 나누고 모자라면 마음까지 나누어라 “영업과 봉사는 힘이 닿는 동안은 열심히 할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나를 도와주어서 오늘의 내가 있으니 돌려드리는 일 또한 멈추지 않겠습니다. 나에게 채워진 것에서 일부분이라도 겸손하게 쓸 것입니다” 소녀 같으신가 싶으면 보살처럼 큰 모습의 김성자 여사는 시상식에서 여러 사람을 감동시킨 가슴에 새기고 있다는 어느 스님의 법문을 다시 들려주었다. “가진 자는 나누어라. 나누다 나누다가 다 나누고 모자라면 마음까지 나누어라” 참으로 가슴 서늘해지는 한 줄기 빛과 같은 말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채찍처럼 느껴지는 큰 상을 준 경주신문사에 감사드린다는 진심어린 인사와 함께 조용한 그늘이 될 것을 강조했다. 황명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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