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인생 문학이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언어와 문자로 표현한 예술 및 그 작품’을 가리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문학이 인생이고, 인생이 문학이란 말도 생겨났다.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음성기호(언어)를 말이라고 한다면, 말을 글자로 나타낸 기록을 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넓게 말하면 문학은 ‘언어를 표현의 매체로 하는 예술의 한 영역’이 되어서 반드시 문학속에서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잘 나타내는 인간적 맛이 그 곳에 늘 잠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에 타계한 한국 영문학계의 제1세대였던 금아 피천득씨의 작품과 작가의 연보와 어록이 소개됐다. 필자도 대학시절 피천득 교수에게 영시를 배운 제자로써 그의 문학과 인간미를 조금 알고 있는 터라 단순함 속에 비치는 그분의 아름다움을 추구하신 내면을 작품속에 잘 나타나 있다. ‘누구에게나 일회의 인생은 무상의 증여이다.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받은 귀한 선물이다. 그 선물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것은 피안에서 맞는 숱한 인연들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금아님은 ‘인연’이란 제목의 글도 남기셨지만 유난히 인생의 인연을 챙기고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신 분이었다. 97세를 사신 금아님은 1910년 나라가 망한 해에 태어나 식민지 강점기와 전쟁, 갈라진 남북간의 이데올로기의 대립, 군사정권시대, 산업화 시대를 거쳐 2천년대를 경험하신 분이다. 파란만장했던 민족의 역사를 몸소체험하는 것이 문학인생을 탄생케한 원인이 된 것이다. 모진 가난과 시련들로 허덕이던 한국 현대사의 경랑을 스스로 이겨내신 노교수였다. 그러면서도 야윈 모습의 동안에서 풍기는 고결한 인격과 아이같은 순수성은 그 분이 쓰신 작품 못지않게 높게 평가되는 작가의 인품을 모든이들이 존경하고 있다. 피 교수님은 젊은이들을 향해서 언제나 조용하게 격려하시는 말씀가운데 청승맞거나 궁상 떠는 것을 싫어하며, 모든 사람은 언제나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인생을 즐기며 살것을 종용하셨다. 헐렁한 바지에 낡은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조용하면서 차분한 카랑카랑한 음성은 언제나 맑고 청아한 수필과도 같은 것이었다. 평생 그리워했던 어머니라는 존재의 느낌을 언제나 작품속에 남기셨고 대화때마다 빼놓지 않고 어머니의 그리움을 얘기하시곤 했다. 그분이 남긴 책의 서문에서 “나에게 좋은 점이 있다면 어머니한테서 배운 말씀과 교훈이며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것은 10살때 어머니를 잃어버려 그분의 사랑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때문이라”고 말씀하실때는 언제나 그 주위가 숙연해지곤 했다. 그리고 수필 ‘인연’에 등장하는 첫사랑 소녀 아사꼬와의 만남을 회상한 대목에서 ‘지금 살아있다면 나이 84세인데...,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는 그녀는 그곳에 일본인 이민자가 많이 있어서 아마도 ‘인연’이 일어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 정도는 알고 있겠지요’ 잊고 싶지만 못내 잊지 못하고 있는 아사꼬에 대한 사랑을 97세의 세월속에서도 영원히 기억하고 있는가 보다. 어머니 사랑에 대한 끝없는 갈망으로 언제나 감상적 문체로 작품을 그리며 온 국민에게 ‘인연’의 순수성을 남기고 떠난 영원한 시인 그리고 수필가 금아 피천득 선생님-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임을 강조함을 잊지 않으셨다. 주변사람들에게는 늘 버릇처럼 하시는 말씀 ‘항상 고맙습니다’라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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