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참외장수 세상속에 떠도는 말 가운데 ‘송도 참외장수’란 말은 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얻으려고 왔다 갔다 하다가 기회를 놓치고 낭패를 당했을때에 쓰는 말이다. 옛날 송도(지금의 인천)에 참외장수가 있었다. 그가 산지로부터 참외를 사서 그것을 팔기위해 서울로 갔다. 그가 서울에 도착해서 떠도는 소문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해주쪽에 참외가 품귀 현상을 일으켜 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왕이면 한푼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밤낮을 쉬지 않고 바로 해주로 줄달음질 쳤다. 해주에서 참외를 팔기 위해 시장으로 나가보니 이번엔 개성에서 참외의 공급이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해 참외값이 치솟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고 상인들도 안타까운 심정으로 서로 후회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곧 발걸음을 개성으로 옮겼다. 그러나 막상 그가 개성에 짐을 옮기고 도착해 참외를 팔기위해 시장에 물건을 내어 놓을적엔 참외는 이미 다 썩어 있었다는 것이다. ‘송도 참외장수’란 말이 바로 이 이야기에서 나온 말로 적은 자본을 들여 큰 이득을 보려다가 큰 실패를 당한 경우라 할수 있겠다. 우리 속담에 ‘새우 미끼로 잉어를 낚으려던 것’이었다고나 할까? 너무 약게 놀려다 큰 손해를 보는 경우에 쓰는 ‘약삭 빠른 고양이 밤눈 어둡다’라는 말과 상통한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는 것이 상인의 공통된 심산이기 때문에 이 점을 크게 나무랄만한 일은 못되는 것이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점을 망각하고 있었다는 평이다. ‘이 팽이가 돌면 저 팽이도 도는 법’이다. 곧 이곳의 시세가 변하면 저곳의 시세도 변하기가 쉽다는 말이다. 또 ‘방앗공이는 산 밑에서 팔아 먹으라’는 속언과도 같이 무엇이나 생산되는 그곳에서 파는 것이 실수가 없는 법이다. 이 두가지 점을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커다란 손해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뉴스 보도에 의하면 지난해 김장 배추값이 너무 폭락되어 다 키워놓은 배추를 가랑 뒤엎는 장면을 보고 국민 모두가 가슴 아픈 일로 여겨졌다. 지난해 배추값이 좋은 편이라서 대량 생산이 주 원인이 되었고 어리석은 농부만 고탕먹는 일이 생겨났다. 수요나 공급을 잘 맞추지 못한 현상도 탓할 노릇이지만 중국산 배추의 다량수입이 원인이었다고 한탄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 해 농사가 괜찮은 편이면 너도 나도 하는 식으로 값비싼 농비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생산자의 심정을 우리는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5일장이 서는데마다 많은 물품을 싣고 이 장 저 장 다녀보아도 남는 것은 한숨이 전부라니 값싸게 먹은 소비자도 크게 마음이 편치 않은 실정이다. 그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만 소비해도 그럭 저럭인데 밭떼기로 처분하려는 모험심이 우리의 생활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송도 참외 장수’같은 상술을 버리고 자급자족할만한 계산이 필요함을 농촌 지도자들의 과감한 결단도 동시에 필요하다. 욕심은 금물이다. 욕심이 많으면 실물을 당한다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 여러나라와 자유무역협정으로 이익을 보겠지만 농가의 손실이 크다니 벌써부터 농민들의 한숨을 무엇으로 보상될까 위정자들의 지혜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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