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세상 땅비싸리 산길에서 만나는 꽃분홍 밀원(蜜源) 길은 속삭인다. 끝없이 가라고. 길은 길에 이어져 있으리니. 문득 “눈덮힌 광야를 달려갈 때, 발걸음 하나라도 어지럽히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라는 서산의 가르침 가슴에 와 박힌다. 모내기 끝낸 들녘 지나 남산 산길 접어들 즈음 길섶 땅비싸리 나직히 묻는다. 그대 지금 어디로 가는가. 바르게 가고 있는가. 한 줌 재 되어 산화한 어머니 뼈 뿌리고 내려오던 그 때 그 산길에서 만났던 그 꽃분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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