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시, 걷고 싶은 거리를 함께 만들어 가자
박 병 종
지난 3월 경주 YMCA가 `아름다운 경주 만들기`를 금년도 첫 번째 시민논단의 주제로 삼은 이후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담장허물기 운동` 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이제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다.
본보 제532호에서 보도한바와 같이 지난 11월 20일 경주 상공회의소 강당에서 열린 경주지역발전협의회 주최 세미나에서도 경주대 조세환 교수가 `경주 도시조경의 과제와 방향`이란 논문을 통해 "시민의 생활환경의 질을 높이고, 관광수입 제고를 위한 관광자원의 극대화를 위한 도시개발을 주장하면서 다시 한번 공론화되는 계기를 가져왔다.
아름다운 경주,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운동에 공감대 형성
경북관광협회가 추계한 최근 7년간의 관광객 추이를 보면 `98년도에 855만8천명이 경주를 방문한 이후 최근에는 관광객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경주 관광이 다시 발전하기 위해서는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관광객 유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주를 한번 다녀간 사람들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경주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관광도시 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관문인 터미널이나 역 주변은 물론이요, 시가지의 경관이나 보행환경이 쾌적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불결하고 조잡스러우며 온갖 노상 적치물 등으로 위험하기까지 하여 문화관광도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경주는 두 얼굴의 도시인가.
경주를 다녀가는 사람들의 평가는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둡고 볼거리가 없고 불결하다는 여론도 많다. 이러한 엇갈린 여론은 관광지만 보고 간 사람과 시가지를 다녀간 사람 간에 크게 대비되는 결과를 나타낼 것으로 추측된다.
도시의 경관은 그 도시의 얼굴이다. 시가지가 어둡고 살풍경하면 그 속에 몸담고 살아가는 시민들의 마음이 음울하고 멋없는 사람들일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외국의 거리를 가보면 거리마다 표정이 있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정성이 잘 나타나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소개한 그림과 같이 스페인의 거리는 정성스럽게 가꾼 화분으로 장식되어 있다. 일본의 거리도 예쁘게 가꾼 꽃나무 울타리도 단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주를 돌아보면 관광단지는 비교적 잘 가꾸어져 있지만, 시민들이 살고있는 생활공간으로서의 거리는 브로크 담을 한치의 여유도 없이 경계선까지 쌓아올리고는 주차는 대문밖에 함으로써 보행환경과 골목풍경을 망치고 있어 경주의 전통적 이미지와 신라인의 여유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아름다운 마을을 함께 만들어갈 추진체계를 구축하자.
다행스럽게도 최근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도시환경의 개선을 위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거리환경을 디자인하고 개선하여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이나 역사문화공간 탐방로 조성사업 등 그 대상범위도 갈수록 확대되어가는 추세이다. 여기에 발맞추어 우리 경주도
조경전문가들과 시민단체와 행정기관이 협력하여 아름다운 경주,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민관협력 추진기구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통상적으로 도시설계는 도시공학 전문가들과 행정관료들만의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도시를 디자인하는 일은 사람의 삶을 디자인 하는 작업이다. 도시에서 살아 숨쉬는 삶과의 교감이 없을 때 거리는 표정없는 가면이 되고 만다.
도시디자인은 서울이나 몇몇 도시에서 시도되는 것처럼 그 지역 주민의 삶과 문화가 도시 공간 속에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기관이 지원하는 방식을 통한 행정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자기 마당을 가꾸듯이 골목과 마을을 가꾸어 외국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일수 있는 아름다운 경주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가야 관광객들이 머물고 싶고 다시 오고 싶은 도시가 될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