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나 다름없는 폐허에서 전기도 없고 물도 없는 1평가량의 집에서 몇년째 살아온 우리이웃의 용강동 김할아버지. 한창 성장할 나이에 하루 한끼를 도시락 하나로 허기를 채우며 공부하는 소년소녀가장들. 현재 한끼의 1천5백원짜리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노인과 학생들만 하루평균 5백여명이나 되고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이 경주시에만 1천4백82명이나 된다. 이웃집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배가불러도 나중을 위해 포화상태까지 먹고 저녁과 아침을 위해 밥그릇을 몇번이고 눌러서 준비해 온 비닐봉지에 넣고 또 차디찬 몸속에 저축한다. 이것 마저 몸이 불편해 수저를 못 들고 손으로 먹고 이가 없어 잇몸으로 으깨어 음식물을 넘기는 우리 어른신들. 이런 상태이지만 몇 시간이고 줄을써 배식을 기다리며 추위에 떨고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주말이면 무료급식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인들은 이틀가량을 굶고 월요일이면 무료급식소를 찾는 이들이 평소때 보다 많다”며 “방학이 되면 도시락을 지급 못 받는 학생들이 제일 걱정이다”라며 말했다. 사회복지단체를 제외한 나머지 급식소는 모두 종교단체에서 비영리적으로 운영되고있다. 자원봉사자들과 영세한 신도·자들 만이 몸과 마음으로 정말 참다운 봉사활동을 하고있다. 이처럼 열악한 운영난 속에서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외 계층은 계속적인 증가이지만 연말연시가 되면 특급호텔는 1인1식에 3만원을 호가하는 초호와 연회는 벌써부터 준비가 한창이다. IMF가 시작된지 4년째 이제는 먼 옛날 이야기 같이 느껴지지만 아직 경기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해마다 연말연시나 명절이되면 기관·단체들은 얼굴 내세우기식으로 불우이웃들을 돕는다고 라면 박스와 사진 한 장 남기고 돌아가는게 의례적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이라고 말한다. 21C에도 보릿고개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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