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유치지역지원사업에 대한 실무위원회 회의 결과 경주시가 요청한 사업 중 60건 4조2천343억원이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제법 많은 사업이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대부분이 그동안 정부가 약속했지만 지연되었던 사업이거나 역사문화도시조성사업 등 기존사업에서 이미 추진해 오던 사업들 외에 특별한 게 없다는 것이다. 컨벤션센터 및 다목적시설건립, 에너지박물관건립, 신재생에너지연구소 개설 등 한수원과 산자부가 이미 약속했던 사업마저도 재논의 대상에 포함시켜 미뤄 놓은 상태이다. 그렇다면 경주는 방폐장을 유치하고 잃은 게 무엇이며, 유치지역 지원사업으로 도대체 뭘 얻었는지 의문스럽다.     지역간 갈등, 주민간 갈등, 이미지 실추 등 잃을 것은 다 잃고, 줄건 다 내어 주고 얻은 것이라고는 어차피 하기로 되어 있던 사업들을 그 동안 이런 저런 핑계로 미뤄두었다가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이 슬그머니 한 참에 내어주는 마치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기막힌 쇼를 보는 것 같아 실소를 금할 길 없다. 그야말로 정부가 경주시민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러는 데에는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당초 경주시가 요청한 사업 가운데 경주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새로운 사업들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고, 마치 그동안 풀지 못했던 해묵은 숙제들을 한꺼번에 쏟아내 놓은 듯 이미 오래전부터 낮 익은 자질구레한 사업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방폐장유치로 획기적인 경주발전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실망감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부와 경주시는 보다 진지한 자세로 방폐장 유치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을 재검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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