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부터 열리는 경주시의회 정기회에서 내년도 경주시 예산이 상정된다. 내년도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의정활동은 이번 정기회가 마지막이란 분위기가 시의회 내에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예산 승인 과정이 관심이다. 그 동안 시의원들은 임기 중에 당초예산과 추경예산 등 20여 차례에 걸쳐 예산 심사를 하고 삭감과 삭감했던 예산을 승인해 주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번 정기회에서 다루게 될 경주시 2002년도 당초 예산이 지난해 2천9백86억여원보다 5백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예산이 시장이나 시의원들의 임기가 막바지에서 다루는 예산이란 점에서 조금도 의심을 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벌써부터 선거를 앞두고 집행부나 시의회가 지역구의 표를 의식한 예산을 편성하고 또 예산을 묘사 떡 나누듯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주시는 재정이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경주 시민의 혈세를 사용하는데는 경주시나 시의회는 추호도 의혹이나 비난받을 행동을 해서는 안될 일이다. 시의회가 지난번 2001년도 당초 예산을 심사하면서 판공비를 비롯한 선심성 예산에 대해 50억원 이상을 삭감했다가 추경을 거치면서 슬그머니 다시 승인해 삭감을 위한 삭감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민들의 혈세가 사업의 중요성과 우선 순위를 따지지 않고 몇몇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입김에 좌우되는 일은 결코 용납 될 수 없는 일이다. 시민의 대의 기구인 시의회는 집행부가 선거를 의식한 예산편성을 한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하는 것이 그 임무다. 특히 선거를 의식해 지역구의 예산에 집착하는 일은 더욱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주시의회가 삭감을 위한 삭감이 아니라 반드시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해 30만 경주시민을 대표하는 기구라는 것을 보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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