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최 상 식
전 포항시청 과장
아슬한 백양나무 꼭대기
하늘 가까이에
가슴이 하얀 산까치
착한 제 생각을
입으로, 발로 펼쳐 만든
허공 속 방 한 칸
까만 삭정이방 한 점,
파란 하늘 한 장이
우주 속 설치미술 같아 좋다
군것질 생각나면 뛰어내려와
까악까악, 나와 함께
맨발로 마당을 뛰놀다 가던
가슴이 하얀 새
늘, 어머니 편이었던
口足화가 산까치
우리 어머니 따라가벼렸나
오래 집이 비어있네
머언 내 마음속
까치집 같은 고향집 하나
저도 보고싶어
왔던 길 되돌아가고 있겠지 시작노트
어릴 적 고향집 앞, 큰 백양나무 꼭대기에 가슴이 하얀 산까치가 지은 까치집이 요즘 들어 불현듯 생각이 난다. 아침밥 지을 때 나와 함께 어머니가 주는 밥 얻어먹으며 마당을 뛰놀다 가던 새, 내 고향집처럼 텅 비워두고 그 까치는 어디로 갔을까. 한세월 흘러, 우리가 귀소歸巢하고 싶듯 까치집 저도 그 옛날로 돌아가고 싶을 것인데....
약 력
최상식
1934년 경주 출생
경주시청, 포항시청 과장으로 정년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