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노천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많은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현재 경주에 남아 있는 대부분의 문화재들은 돌로 만든 석조문화재들로 그 중에는 지정문화재로 보호 관리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비지정문화재도 많다. 경주남산의 경우만 보더라도 670여점의 문화재가 계곡, 등성이 등 남산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석조유물들이다. 그런데 최근 석조문화재가 대기오염으로 인해 훼손이 심각하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석조문화재는 박테리아, 곰팡이, 이끼, 조류, 벌레 등에 의한 훼손과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물질에 의한 훼손, 자동차 배출가스에 의한 훼손, 풍화에 의한 훼손, 습기에 의한 훼손, 해수분무 및 염분에 의한 훼손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대기오염물질이나 산성비, 미생물오염 등에 따른 석조문화재의 훼손이 심각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계기관에서 취한 조치라고는 석조물 표면의 박테리아와 곰팡이, 이끼, 조류와 같은 미생물을 세척하고 긁어내는 등 지극히 일차적인 방법으로 대처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나 연구가 이루지고 있지 않고, 또한 훼손에 관한 종합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우리는 석굴암의 예에서 보았듯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귀중한 문화재를 잘못 관리하여 한번 훼손되고 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에 훼손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안타깝다.
집단아파트, 산업체, 목욕탕, 숙박시설 등의 보일러실의 중유 사용과 각종 자동차 배출가스 등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발생원에 대한 관리와 대책은 물론 포항, 울산 등 다른 지역 대기오염물질 유입에 대한 대책마련도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오염측정 시스템 확충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한다.
환경오염으로부터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