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에서 통용되는 경주시상품권을 발행해 지난 6일부터 본격적인 상품권 시대를 열었다.
경주시상품권은 5천원 권 12만 장과 1만원 권 8만 장 등 총 14억 원어치로 재래시장 등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상품권 발행으로 그동안 인근 울산과 포항, 대구 등지로 빠져나가는 대형화, 대도시화의 소비성향이 다시 경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주시상품권에 대한 시민들의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우선 상품권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농협이나 지정된 읍·동사무소를 찾아가야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각별한 애정이 요구된다.
또 상품권이 재래시장 전용이 아닌 농협 하나로마트나 지역에 연고를 둔 대형마트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래시장 활성화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가맹점이 상품권을 환전하는 데에만 길게는 일주일이 걸려 시골에서 재래시장에서 나와 소규모로 장사하는 많은 소상인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시작 단계에서는 다소 미비점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경주시상품권이 재래시장 활성화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재래시장이나 상가 대부분이 가맹점으로 가입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슬로건만으로 시민들이 상품권을 애용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주시상품권으로 상인들이나 소비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거래의 신뢰가 쌓일 때 정착이 될 것이다.
경주시는 상품권 발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고 보완해 어렵게 시작한 정책이 무산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