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간다라 스왓 붓카라스투파에서의 상념 석탑 우주와 탱주의 기원에 대하여   2007년 경주박물관대학 인더스문명과 간다라미술 답사일정(1월 2일~14일)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스왓 계곡에서의 1박 2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흔히 한국 불교미술의 발상지는 인도이고 그 중에서 현재 인도지역인 마투라불상과 현재 파키스탄영역인 간다라불상이 불상미술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간다라지방은 지금의 페샤와르, 탁실라, 스왓 등을 중심으로 한 주변지역을 일컫는다. 같은 간다라지방이지만 페샤와르의 불상은 검은색이 많고 스왓지방의 불상이나 조각들은 청록색이 많으며 탁실라는 붉은색이 많다. 그리고 페샤와르와 스왓은 석조각이 많았고, 탁실라는 흙을 구워만든 소조불이 많았다. 이것은 그 지방마다의 재료(흙이나 돌)의 고유색상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답사중 1월 10일 스왓 방문 첫날 스왓박물관을 보고 다음 답사지였던 붓카라 제1스투파에서 문화재 입문생이 나로써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고대 불교 승원가람 형성 및 발전과정을 연구하는데 가장 중요한 3곳을 꼽으라면, 탁실라(시르캅, 졸리앙등)와 탁트바히 및 붓카라 유적을 꼽는데, 붓카라 제1스투파는 한 가운데 가장 큰 원형 불탑이 자리하고 그 주위에 수 십개의 봉헌 스투파의 기단부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는데, 대부분의 봉헌스투파는 기단부는 사각형 모양이고 상단은 원형돔형태였다.    그리고 사각 기단부는 단층인 경우도 있었고, 2단까지 남아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내가 가장 인상깊게 관찰한 것은 불탑 기단부의 우주(모서리 기둥)와 탱주(버팀기둥)가 종래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보고 배운 상식을 뒤집을 수도 있는 충격을 주었다.    중국은 전탑의 나라, 한국은 석탑의 나라, 일본은 목탑의 나라라고 비교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불탑도 처음에는 목탑(황룡사 9층목탑 등)을 만들다가 화재예방과 건축수명등을 고려하고 석탑을 만들기 시작하였는데, 그러다보니 초기의 석탑은 목탑의 모양을 많이 본 떠 만들었고(대표적으로 익산 미륵사지 석탑) 점차적으로 그 모양이 단순화 되어 석가탑 등에는 기단부에 모서리에 있는 우주와 가운데 탱주 등이 목탑의 영향을 받아 조각된 것이라고 배우고 또 그렇게 상식화 해 왔다.    붓카라스투파 유적은 BC2세기 마우리아 왕조의 아쇼카왕 시절부터 만들어졌고, 초기 조성후 기원전에 3번, 기원후에 2차례등 5차례의 증축 및 확장을 한 것으로 고고학적 조사에 의해 밝혀졌지만, 지금 남아있는 붓카라스투파 기단부에 우주와 탱주가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그 모양은 그리스 건축의 기둥양식인 도리아양식, 이오니아양식, 코린트 양식 등 3양식 기둥이 모두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주와 탱주는 한국에서 목탑에서 석탑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목탑의 양식이 남아 있는 것이라는 종래관념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불탑(서기 7세기 이후)보다 약800년 내지 900년 전에 만들어진, 그리고 한국 불교미술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간다라 스왓계곡에 있는 붓카라 불탑에서 그리스 건축(대리석 건축)양식의 기둥이 불탑 기단부에 새겨졌다는 것이므로 우주와 탱주는 목탑의 영향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냥 그리스 건축에서 보는 건축기둥의 영향일 뿐이다.   우주는 우주이고 탱주는 탱주일뿐 석탑 기둥모양이 꼭 목탑의 영향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 이미 인도의 원형돔형태의 불탑이, 알렉산더 동방원정후 간다라지방에 잔존한 그리스 건축 및 조각기술자들에 의해 붓카라불탑이 세워지다보니 그 분들이 상단부는 인도 산치대탑처럼 원형돔형태를 만들지만 하단 기단부는 그리스대리석 건축양식의 사각형에다 기둥을 도입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기둥도 수직평면상으로는 사각형과 원형등 다양한 모양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기단도 단층이 있고 2층 건물처럼 2단기단을 조성한 곳도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요, 백견이 불여일감”이라고 늘 말씀하시던 경주박물관 고현우 회장님의 말씀처럼 천년고도 경주를 찾는 세계 각곳으로부터의 관광객들에게 우리 신라문화를 제대로 소개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다니고 보고 생각하고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간다라미술 정수중 하나인 스왓 붓카라스투파를 답사하고 돌아서는 발길에 난 마음속으로 이런 말이 떠올랐다. “왔노라! 보았노라! 느꼈노라!”고.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