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무덤가에 즐겨 핀 진홍빛 전설   볕을 좋아해 봄 볕 잘 드는 무덤가 붉게 물들였던 꽃. 손녀 집 눈앞에 두고 쓰러져 죽은 배고픈 할머니의 넋일까,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 피가 흐른 땅에서 피어나는 비극의 증명일까. 바람에 흩날리는 열매가 하얗게 센 할머니 머리카락 닮아 할미꽃. 가축마저 피할 정도로 꽃과 뿌리에 독이 있어 재래식 화장실 구더기 살충제로도 쓰였던 꽃. 어느 땐가 남획으로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버린 추억 속의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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