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 김영식-경주문예창작과 재학 아이가 굴렁쇠를 굴린다 빈 골목이 출렁거린다 투명한 바퀴가 오후의 적막을 감는다 파닥거리며 햇살과 바람이 허공이 한 아름씩 감겨든다 감긴 것들이 말려들어가 둥근 시간이 된다 제 몸 속 길을 떠밀며 달려가는 아이 플라타너스 강둑 위 굴렁쇠가 아이를 굴린다 나무그늘 아래서 아이는 새소리처럼 지저귄다 자궁처럼 환한, 굴렁쇠 안 깊숙이 둥근 산이 눕는다 둥근 물소리도 따라 눕는다 들녘 끝 은빛실타래가 천천히 감긴 길을 풀어낸다 고요하던 풍경이 수런거린다 물비늘처럼 반짝이는 길섶 햇살과 바람이 풀린다 노을 몇 점 걸어 나와 강가에 걸터앉는다 텅 빈, 허공을 밀고 가는 아이 우주 한켠, 챠르르 지구가 굴러간다 오월이 푸르게 자전한다.   창가로 숭어 떼처럼 참방참방 밀려오는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저 해안선의 어디쯤으로 밀려갈까 생각하던 오후 느닷없이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갑자기 텅 비워버린 머리속으로 일제히 수많은 갈매기 날갯짓 소리 날아오르고 나는 잠시 중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휘청거렸던가 모르겠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시가 무엇인가를 정직하게 가르쳐주셨던 경주문예대학 이근식 선생님, 무엇보다 엎드려 있던 글에 날개를 달아주시고 벼랑 끝의 허공을 보여주신 경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손진은 교수님 그리고 노심초사 지켜보던 아내와 경주대 문창과 문우들 고맙습니다.   모자라는 글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 올립니다.   더욱 노력해 좋은 시를 쓰라는 채찍질로 알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머리 속으로 들어왔던 수 만 마리 갈매기들이 허공으로 부챗살처럼 날아오릅니다.   눈이 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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