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이란 말의 뜻은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고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분분한 경우에 쓰는 말이다. 또한 서로 의견을 치열하게 주고 받는 경우에도 쓰이지만, 상호간에 헐뜯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경우에도 많이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의 근원은 옛날에 어느 동네에 삼형제가 살았는데 어느날 셋이 바닷가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다. 한참동안 신나게 고기를 잡다가 힘이 빠지자 모래사장에서 잠시 쉬고 있던 세사람은 푸른 창공을 선회하고 있는 새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때 먼저 큰 형이 말하기를 “얘들아 저 새들을 잡아서 삶아 먹자. 바다고기보다는 훨씬 맛이 있을거야” 그러자 둘째가 형의 말을 반박하고 나섰다. “아니야, 삶아 먹는 것보다는 불에 구워 먹는게 더 맛이 좋을걸” 두 형의 말을 잠자코 듣고만 있던 막내가 두 형의 말을 가로막으며 나서기를 “두 형의 말이 다 틀렸어요,
새고기를 맛있게 요리하려면 끓는 물에 데친 다음 구어 먹는게 최고이며, 맛도 또한 기가 찹니다”라고 하자 세 형제의 의견이 서로 엇갈렸다. 형제들은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며 날이 저물때까지 논쟁을 벌였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고 더 이상 고기 잡는 것도 포기하고 싸움만 계속했다.
결국 그들은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해결책을 얻고자 그 고을에서 가장 현명하시고 높으신 어른 사또님을 찾아가서 그 해답을 얻기로 했다. 셋의 주장을 조용히 경청하고 있던 사또가 빙그레 웃으면서 하시는 말, 그 답은 간단했다. “얘들아, 너희들은 일단 가서 그 새를 잡아오도록 해라. 내 눈으로 그 새를 보고 나서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겠다” 세 형제는 서둘러 바다로 달려갔으나 이미 그 새는 날아가고 없었다.
일의 순서를 밟지 않고 허황한 꿈만 가지고 현실에 맞지 않은 고집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세상을 살다보면 엉뚱한 일에 거품을 내고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보는 경우가 간혹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 당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삼자가 들으면 이치에도 맞지 않는 일에 목숨을 걸며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려고 핏대를 올린다. 한 푼의 예산이라도 더 가져 오려고 힘겨루기와 편가르기는 고질화 된 풍토이며 청문회 한답시고 주류니, 비주류니, 소장파 노장파 그리고 가장 문제되는 지역주의를 내세워 감정대립으로 비치는 저질의 논쟁은 시청자가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자기의 것만 주장하지 말고 하나의 의견을 내놓고 남의 말과 의사도 존중하면서 모든 판단과 결정은 다수에 의해 판가름이 날 수 있도록 성숙된 대화로 풀어나가기를 모두가 기대한다. 세 형제의 어리석은 욕망처럼 반드시 나의 주장만이 최고는 아니다.
새해부터는 골고루 잘 사는 사회가 되려면 서민의 의견도 소중히 여기고 먼저 듣고 실천하는 단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