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안강역 최해암 역장(50). 그는 안강역장이라는 직함에 앞서 해동문인회 경주시 지부장이라는 자리에 더욱 애착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만큼 시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평소 시 창작에 유달리 애착을 가졌던 최 역장이 정식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계기는 지난 10일 경주 한화콘도에서 열린 해동문협 경주·영포지회 3주년 기념식에서다.
평소 불교에 심취한 전력에 따라 그는 불교 문학과 어미니에 대한 그리움 등으로 모성(母性)정서가 강한 최씨의 문학세계는 그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인생이 그대로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 73년 부산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경주시 모량역과 건천, 효자, 호계역을 거쳐 현재 안강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공직자다. 하지만 그는 가는 곳마다 그 지역 주민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역 주변을 화초로 가꾸는 등 삭막했던 역을 가정집처럼 분위기를 바꿔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곤 했다.
평소 전국 공무원 문인협회 철도청 이사와 해동문협 경주·영포지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는 작품을 써왔고, 최근까지 안강 소식지를 발간, 관심을 끌어왔다. 최씨가 이번 지역 문단에 등단하게 된 것은 이같은 활동을 통해 꾸준히 문학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아득한 수난의 뒤안길을 방황하다 이제야 제가 설 땅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하는 최씨는 “등단의 기쁨을 사랑하는 가족과 가장 존경하는 천상에 계신 어머니께 이 영광을 바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의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남다르다. 지인들은 최씨가 홀몸으로 자신을 키워주신 어머니가 지난해 작고했을 때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어머니 곁을 지키며 밤새 통곡하는 등 유달리 슬퍼했던 모습이었다고 기억했다.
이밖에 최씨는 지역내 소년,소녀 가장 및 불우 청소년들을 위한 카루나의 모임에 나가 회장을 맡아 활동하는 등 감동을 주고 있다.
<스넵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