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소라 여인숙   김 영 식(경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     어린물떼새 발자국 안테나처럼 찍힌 해변가 모퉁이 외딴 집 한 채 대문 푸른 그 집의 적막을 떠밀자 능소화  꽃잎마다 출렁! 노을이 밀려든다 「자는 방 잇섬」 걸어놓고 주인은 종일 갯바위 너머 일 갔는지 마당엔 젖은 파도소리만 무성하다 집이 그리운 집게처럼 나는 풍랑주의보 내린 어로漁撈를 정박시키고 소금기 반짝이는 그 집 빈방에 들어 하룻밤 묵고 가기로 한다 바람소리 켜켜이 비닐장판처럼 깔린 방바닥에 지긋이 손을 넣으면 오래 흘러온 것들이 제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 공중을 내려놓은 갈매기들이 깃 속에 낮의 시린 부리를 묻는다 등 굽은 주인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모서리 둥글게 닳은 물결무늬 숙박계 세상에 없는 주소 꾹꾹 눌러 적으면 누군가의 등을 안아주던 흰 바람벽 위로 참방참방 헤엄쳐오는 숭어 떼 방파제 끝에서 인부 몇 돌아오고 나는 옆으로 누워 밤을 견디는 긴발가락집게처럼 온 몸이 녹아드는 아랫목에 누워 홑이불 같은 수평선 한 자락 당겨 덮는다    심사위원 최승호시인, 김영기시인      약력 1960년 경북 포항 출생 방송대 국문학과 졸업 경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 중 2006 공무원문예대전 수필 최우수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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