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캄보디아 앙코르-경주 세계문화 엑스포 2006을 다녀와서 ②
톤레 삽(Tonle Sap) 수상촌을 보고 동양 최대의 호수라고 자랑할 만큼 대단했다. 이 호수는 어려운 캄보디아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주 근원이며, 캄보디아 사람들이 먹는 생선의 80%가 이곳에서 잡힐 정도라 수산업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단다. 멀리 가물거리며 보이는 수평선이 바다가 아닌지 착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크기가 경상북도의 약 1.4배 정도가 된다니 말이다. 물 위지만 엔느학교, 교회, 구멍가게 그리고 꽃가게, 자전거와 오토바이 가게 등 생활에 필요한 것은 없는 것이 없었다. 수상촌에서 태어나고 줄곧 생활하며 자라서 육지보다 오히려 물이 더 편하다고 한다. 10살도 채 안돼 보이는 꼬마 녀석이 배에 앉아 노를 젓기도 하고 방향을 잡고 관광객을 태우는 뱃사공 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큰 배로 된 휴게소에 들려 다과를 먹으며 쉬고 있는데 7~8세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뱀을 갖고 보여주며 구걸을 하기도 하고, 플라스틱 대야에 몸을 싣고 여기저기서 쏜살같이 물살을 가르고 가까이 와서는 1달러를 동냥하며 물에 뛰어드는 모습은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가이드 왈 “저렇게 돈을 벌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 않아 장래가 망쳐지고 있다”고 했다.
킬링필드(Killing Field)에 가다.
무더운 날씨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말로만 들어오던 킬링필드에 갔다. 이렇게 직접 내 눈으로 쓰레기 더미처럼 쌓아올려진 해골더미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냥 멍해질 뿐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생의 허무랄까?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들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만행에 같은 인간으로 태어난 게 한없이 부끄러울 뿐 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여 해롭게 한다는 고대 한 왕의 탄식이 저절로 내입에서도 나왔다. 압제받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건만 위로자가 없다는 고대 한 왕의 탄식이 저절로 내입에서도 나왔다. 자연이 역사를 말했다. 사원 돌벽과 탑들 주변에 울창한 나무가 함께 있어 뿌리가 유적을 허물고 있었다. 800여년 자란 나무는 사원담장과 유적들에 균열이 가게하면서도 동시에 부둥켜안고 보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나무를 죽이면 유적이 무너지기에 그냥 둘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앙코르-경주세계문화 엑스포 2006행사장을 보면서
21일 캄보디아 앙코르에서 열리고 있는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했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입구에 내려 걸어 들어갔다. 맨 먼저 경상북도 경주시 홍보관이 보여 기쁜 마음으로 뛰어가서 수고하신다고 인사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경주와 관련된 홍보물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경주시 홍보관에 웬 안동 하회 탈춤과 고령 대가야 고분 사진이 정면에 자리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밖에서도 보이지 않는 구석에 석굴암과 불국사 사진만 달랑 한 장씩 놓여 있었다.
“경주 세계 문화 엑스포”공동 주최자인 경주시를 무시하는 처사가 그대로 보였다.
이때까지 경주시는 무엇을 했고 책임 국장은 왜 점검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경주시가 무려 예산을 20억원이나 지원했는데도 경상북도가 경주 문화 엑스포를 무력화 시키는 것 같았다. 조직위원장이신 도지사는 이러한 준비되지 않은 행사장 홍보관에 대해 경주 시민에게 무엇이라 말씀하실 수 있을까? 이제 향후 엑스포 행사는 시작부터 경주시가 참여했으면 한다. 의전이나 만찬장, 행사장과 관련해서도 할 말이 더 많지만 이쯤에서 줄이고자 한다. 그저 경주시가 좋은 경험으로 여기고 앞으로는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