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 연말까지 1천억원 투입 어려울 듯
책임 물을 수 없는 양해각서체결 대책없어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현 OK목장)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세계 무림촌 조성사업은 2004년 12월 30일 태권도공원이 무주로 결정되자 경주시가 미국 ATA 이순호 총재와 투자의향을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 사업은 투자사가 약속한 올해 말까지 기한 인 투자금 1천억원이 22일 현재까지 들어오지 않아 세계 무림촌 사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세계 무림촌 사업이란=경주시와 조인트 웨이브사가 추진한 세계 무림촌 사업은 산내면 내일리 일원에 2006년~2015년까지 10년간 총 1조1천억원(1조원은 외자 매년 1천억원씩 10년간 투입, 1천억원은 부지제공 및 기반시설 설비비)을 투입해 세계 무림촌, 무술영상단지, 문화·예술컨텐츠 단지 등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추진됐나=작년에 경주시가 미국 ATA 이순호 총재와 세계 무림촌 건설을 위한 투자의향을 밝혔으며 시와 ATA측은 매년 경주에서 ‘ATA월드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조인식을 갖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작년 1월31일 백 시장과 세계 무림촌 추진단 17명이 ATA본사가 있는 미국 아칸소주 리틀락시를 방문한 후 시는 세계 무림촌 조성부지 75만평 제공과 기반시설 지원을 발표했다.
작년 6월15일 미국 아칸소주 피바디 호텔에서 경주시 공무원과 이순호 총재, 최승환 박사가 세계 무림촌 조성 투자 양해각서(MOU) 협의를 하고 7월 23일 경주 현대 호텔에서 백 시장과 이순호 총재, 최승환 박사가 올해부터 매년 1억불씩 10년간 투자키로 하는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10월 10일에는 경주시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무림촌 조성 청사진을 발표하고 2조4천억원의 경제파급효과와 3만 명의 교용유발효과, 매년 4천억원의 관광수익 등 10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가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물 건너 간 세계 무림촌=조인트 웨이브사와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매년 1천억원씩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22일 현재까지 투자사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투자 양해각서로는 사업이 백지화 될 시점에서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의욱 자치행정국장은 지난 22일 경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아직 (투자에 대한)통보는 받지 못했다. 연말까지 기다려보고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나중에 시민들에게 해명을 할 참이다”고 말했다.
▶시민에게 실망주고 혈세만 낭비=이 사업을 발표한 경주시는 그동안 추진여부에 대해 언론과 시의회의 수차례에 걸친 의혹제기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보였었다.
그러나 경주시가 말했던 투자사가 올 연말까지 1천억원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백 시장과 이 총재, 최 회장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것에 합의한다’고 했기 때문에 투자사에게 잘잘못을 따지기가 어렵게 되었고 이 사업을 시민들에게 홍보한 경주시는 적잖은 부담으로 남게 됐다.
그리고 경주시는 세계 무림촌과 관련해 4억여원의 예산을 사용했으나 아무 소득 없이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최병준 시의원은 “시장이 선거전에 시민들에게 곧 오는 것으로 알도록 해 놓고 이제 와서 안 된다는 결단을 내리는 것은 누가 책일 질 것이냐”고 집행부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진락 시의원은 “일반 시민들은 순진한 공무원들이 당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문제는 돈인데 세계 무림촌 사업을 하는 재단은 5만원 밖에 없다”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사업에 경주시나 투자자에게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주 기자
<lsj@gj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