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가정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이 과잉이라 할 정도인지라 일반적으로 영양이 부족하거나 결핍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의외로 빈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체내 혈액의 양이 부족하거나 적혈구수가 정상보다 적거나 적혈구 속에 들어있는 헤모글로빈의 양이 정상보다 적어 인체의 각 조직에 충분한 양의 산소를 전달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을 빈혈이라 한다.     빈혈의 원인은 아주 많으며 그 원인에 따라 치료를 하여야 한다. 그 원인들 중 아동들에게 가장 흔한 것이 철분부족으로 인하여 생기는 철분 결핍성 빈혈이다. 생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흔히 볼 수 있고 4세 이후의 아동에게는 잘 생기지 않는다. 보통 건강하게 태어난 정상 신생아들은 모체로부터 충분히 철분을 공급받고 태어나기 때문에 생후 6개월까지는 철분 결핍성 빈혈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저장된 철분이 모두 소비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철분을 섭취하지 못하면 빈혈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엄마로부터 철분이 저장되는 시기는 임신 말기이므로 일찍 태어난 미숙아들은 생후 2주경부터 철분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정상아보다 더 빨리 빈혈이 생기게 된다. 대체로 체중이 적게 태어난 아기, 미숙아나 쌍둥이로 태어난 아기, 황달을 치료하기 위하여 교환수혈을 한 아기, 6~9개월 이후에 모유만 수유하거나 인공영양을 잘 먹지 않고 고형 이유식을 적절히 먹지 않는 아기, 균형 잡힌 음식물을 먹지 않는 아동들에게 철분 결핍성 빈혈이 생기기 쉽다.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빈혈이 어느 정도 심해지기까지는 모르는 수가 많으며, 경미한 경우에는 피로한 증상만 있을 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좀더 심해지면 안색이 창백해지고 영유아들은 자주 보채고 칭얼거린다. 빈혈이 심해지면 식욕이 떨어지고 잘 먹지 않으며 기분이 좋지 않고 맥박이 정상보다 빨라지며 숨이 가빠지고 기운이 없으며 각종 질병에 잘 걸릴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장관(腸管) 증상이나 심장이나 비장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진단은 증상이나 진찰소견과 혈액 검사를 통해 적혈구 검사와 철분 함유량 검사를 한 후 쉽게 내릴 수 있다. 철분 결핍성 빈혈인 경우에는 골수검사는 하지 않는다. 진단이 내려지면 그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한다.     모유나 전유만 먹여서 철분 부족이 생겼을 때는 경구용 철분 제제를 복용하면서 철분이 많이 든 이유식이나 다른 음식물도 주도록 한다. 생후 6개월 이후에 모유만 먹는 아기에게는 철분과 함께 비타민 제제도 보충해주도록 한다.     철분을 복용하는 방법은 식간에 주는데 이것은 철분의 흡수를 잘 돕기 위함이다. 언젠가 어느 부모로부터 식간에 복용하는 방법에 대해 “밥을 먹다가 약을 먹이고 다시 밥이나 우유를 먹이는가요?”라는 문의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식간이란 그것이 아니고 끼니와 끼니 사이의 한 가운데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철분 제제를 복용할 때는 오렌지주스와 함께 먹는 것이 철분흡수를 도와준다. 그리고 철분을 복용하면 대변이 검게 변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철분의 복용은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체내의 철을 저장하기 위해 2~3개월 정도 더 복용하는 것이 좋다.     철분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 미숙아나 쌍둥이로 태어난 아동은 소아과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생후 2~3개월에 철분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영아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생후 3~4개월부터는 과즙, 야채국물, 달걀노른자 등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이유식을 보충하도록 한다.     젖을 떼고 밥을 먹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조개류, 완두콩, 시금치, 생선, 굴 등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일 수 있도록 하고, 특히 편식 습관을 고칠 수 있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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