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왓(Angkor Wat)! 지난 11월 21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50일간의 장정으로 캄보디아 시엠에서 개최되고 있는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였다가 답사해본 앙코르 유적 가운데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이다.
암곡동 무장사지에 요절한 남편 소성왕(신라39대)을 그리며 아미타여래조상을 만들었던 개화부인의 아들 애장왕(800~809) 시절부터 헌덕왕, 흥덕왕, 희강왕, 민애왕, 신무왕, 문성왕(재위839~857)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신라왕실의 회오리 바람이 불 무렵, 멀리 동남아시아 중앙지역(현재 캄보디아 땅)을 통치하던 자야바르만 2세(재위 802~850)라는 왕이 프놈 꿀렌 사원을 지은 것이 앙코르 유적의 시작이었고,
현재까지 캄보디아 아동병원에 그 이름이 남아있는 위대한 왕이며 가장 많은 사원건축유산을 남긴 자야바르만 7세(재위 1181~1201년)가 앙코르 톰, 바욘사원등을 짓기까지 앙코르왕국의 문화유산은 세계문화유산 중에서도 전 세계인이 감탄하고 보고 싶어하고 보존관리 하고픈 유적들이다.
수 많은 앙코르 유적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인상깊은 유적을 하나 꼽으라면 수리야바르만 2세(재위1112~1152년)시절 만들어진 앙코르왓이라는데는 전세계 문화유적답사자들이 거의 의견 일치를 보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앙코르 유적가운데 개별사원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고, 크메르 건축예술의 극치를 이루는 역사적인 예술품으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크메르 예술의 표현양식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수리야마르만 2세 재위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구성, 균형, 설계기술, 조각과 부조의 완벽함을 자랑하는 곳이다.
사실 이 왕코르왓 한 곳만 제대로 보고 감상하고 조각 하나하나의 예술적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가치의 의미를 느낄려면 일주일을 봐도 시간이 모자라고 전혀 지루함을 모를 정도가 아닌가 싶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문화의 입장에서 앙코르 와트 유적을 본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라면 균형의 아름다움, 즉 좌우 대칭의 조화를 들고 싶다. 수많은 학자들이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 본 앙코르 유적이나 평지에서 바라본 앙코르 유적이나 어떻게 사람이 만들었다고는 믿기 어려울 지경으로 좌우 대칭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점이다. 수 백미터의 건축유적이 현대의 정밀한 길이 측정기술로 측정해도 좌우 대칭의 오차가 거의 없다는 것은 쉽게 믿기 어려운 점이다.
그리고 서쪽 정문에서 약 250미터의 해자다리를 건너 탑문을 들어가면 좌우에 있는 도서관 앞에 좌우에 길이 65미터, 너비 50미터의 연못이 하나씩 있는데, 이 연못 가장자리에 가보면 물에 비치는 앙코르왓 탑(5개)의 모습이 연꽃과 어울어져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바라보다보면 연못에 비치는 탑과 지상의 탑이 어느 것이 실상이고 어느 것이 허상인지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것에서 일출 또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안압지 임해전도 야간 조명이 켜졌을 때 연못에 비친 전경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문화재 산책을 하다보면 유적자체보다도 물에 비치는 ‘대칭미’의 매력에 듬뿍 빠져 든다. 앙코르 왓, 안압지 임해전 등 문화재산책을 하면서 연못에 비친 물이 만들어내는 상·하 대칭의 아름다움은 자연이 문화재산책자들에게만 주는 특별 보너스 선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