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준 호경주대학교 4학년
경주에 온지도 어느덧 7년째를 접어들고 있다. 20살이 되던 지난 2000년, 대학교 입학을 계기로 시작된 경주에서의 생활은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서 혼자 생활해야 했던 나에게는 너무도 낮선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도 모르게 경주에 익숙해져 이전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유적지와 관광도시의 이미지만 그려져 있던 경주와는 달리 포근한 고향 같다는 느낌이 서서히 담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온 나는 처음 접해본 경상도만의 구수한 사투리와 시민들의 따뜻한 정은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봄이면 벚꽃이 피어있는 가로수를 지날 때면 느끼게 되는 상쾌함이나, 아름다운 자연과 옛 조상들의 숨결이 어우러진 모습은 경주가 아니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7년이라는 생활을 경주에서 하다보니 조금 부족한 모습도 없지 않아 보였다. 지금 생활하고 있는 충효동은 경주시민들도 살겠지만 대부분 타지역 사람들이 학교생활로 인하여 살고 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고향이 아니여서 그러는 것일까? 무단으로 투기된 쓰레기는 매일 등교길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그리고 사람들이 많다보니 빼곡히 주차된 차들로 인해 조금은 답답하다는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의 훌륭한 유적지이며 관광지인 경주의 이런 모습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이 관광을 왔을 때 보면 불쾌한 감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경주에 정이 듬뿍 들어버린 나에게는 이러한 개선되어야 할 점들이 조속히 고쳐지면 더 살기좋은 도시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밥 한 술이라도 더 주시려는 하숙집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경주에서의 맺은 인연들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의 제2의 고향 천년의 고도 경주! 비록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경주에 남겨 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