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황지에 황씨라는 효자가 살았는데 그 효심이 궁궐까지 알려져 궁궐에서만 보약으로 쓰이던 약초의 종자를 이 황효자에게 하사하였다. 그 황효자가 대대로 가보로 삼아 재배해 오던 것이 지금의 황기로 황효자의 황(黃), 왕손의 뿌리 기(耆)자를 써 황기(黃耆)라 부르게 되었다.
당(唐)선종이 즉위한 초년에는 국가가 태평하고 백성들의 생활이 평안하여 살기 좋은 시절이었다. 그러나 태후가 병이 걸려, 점점 몸이 약해지더니 기가 허해져 탈진증상을 보이고, 맥이 침(沈)하며,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이빨을 꽉 다물고 있으며, 인사불성으로 위급한 상태였다.
상황이 이렇게 급해지자 당선종은 초조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깊은 시름에 빠져있던 어느날, 갑자기 당선종의 눈에서 번쩍 빛이 나더니 무엇을 생각했는지 큰 소리를 질렀다.
“맞아! 있다. 있어!” 당(唐)선종이 전에 본 서적 중에서 황기의 신비로운 효능을 읽은 것이 생각이 났던 것이다.
‘한번 시험을 해 보자. 황기는 기를 보하는 작용이 탁월하니 효과가 있을 것이야’
이런 생각이 들자 즉시 어의에게 분부하여 황기탕을 태후에게 복용하도록 명했다.
명령을 받은 어의는 황기탕을 달여 복용을 시도하였으나 태후가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상태라 도저히 복용시킬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어의는 고심을 하다 생각해 내기를 황기를 오랜 시간동안 달여 황기의 향(香)과 기(氣)로 치료하기로 했다.
달인 황기탕은 태후의 침상 밑에 두어 황기의 향과 기운이 코와 피부를 통해 들어가게 하고, 또 한편으로는 위기(衛氣)를 튼튼하게 해 주어 비오듯 솟아지는 땀을 멈추게 하였다.
이렇게 쉬지 않고 하루종일 황기의 약 기운이 방안에 가득하자 태후의 병세는 호전되어 꽉 다물었던 입이 벌어지고, 긴장했던 입 주위의 근육은 긴장이 풀려 말을 하기 시작했으며 몸이 차차 호전되어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었다. 이후 태후는 잔병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고 전해진다.
한방에서는 몸이 허약해서 나는 진땀이나 식은땀에 황기(黃耆)가 특효약이며, 여름철 삼계탕에 인삼과 같이 넣어서도 많이 복용한다. 또 황기는 상처나 종기에 진물이 계속 흐르고 잘 아물지 않을 때도 기육(肌肉)을 재생시키는 약효가 많아서, 수술후 회복약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