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월명문학상 당선작
사천왕사 터
-월명사
이종암
동생, 너 죽어 석삼년 나는 폐허다
남산과 낭산 사이 길 한쪽에 널브러져
절대 침묵의 흔적으로만 남은 폐사지
사천왕사 터, 목 잘린 귀부를 매만진다
죽은 누이에게 제 올리며 월명사
부르던 그 노래 따라 부른다
죽음으로 생은 완성되는 것인가
폐사지, 저 절대의 침묵이
절터를 두 동강으로 끊어놓은
철길의 쇳소리 다 잠재우고 있다
월명의 슬픈 노랫가락이 물살 져 오는
팥죽빛 서녘 하늘로 새 한 마리
날아가는 걸 봤다 가릉가릉 그 소리
아직 몸에 남아 있어 나는 아프다
약력
1965년 경북 청도 출생
1990년 천마문학상 문학평론 당선
1993년 <포항문학>으로 등단
시동인\\\`푸른시\\\`회원, <포항문학>주간
시집<물이 살다 간 자리>(모아드림,2000)
<저, 쉼표들>(문학과경계사,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