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번 째 월명재 열리다 “아, 눈먼 바람은 여전히 서녘에서 불어오고.... 피어나는 꽃잎처럼 여기 모인 선남선녀의 마음 모두 펼쳐 해가 둘 나타나는 변괴를 향가 노래소리로 물리친 님의 법력과 젓대소리로 바람과 달을 마음대로 부리신 님의 풍류를 닮아보고자 등불 밝히고 한 줄기 향 올리며 희망의 노래를 부를까 합니다.“                                            (제 14회 월명재 발원문의 일부)   경주문화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신라사람들 주관, 경주시, 경주신문사, 보광사, 고위산 천룡사가 후원한 열네번 째 월명재가 경주시 노서동 고분군에서 열렸다. 지난 11월 5일 여섯시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는 안강태평풍물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자리를 함께한 시민들이 도솔가와 제망매가를 낭송하면서 점점 분위가가 익어갔다.   선다원 선다회의 경건한 육법공양과 경주문화축제위원회 백홍수위원장의 추모사, 올해 월명문학상 당선작인 ‘사천황사 터’ 헌시 낭송이 이어졌고 때맞추어 떠오른 보름달이 덩싯거리도록 멋진 대금독주와 명상음악가의 노래가 노서동 고분을 흔들어대는 밤이었다.   또한 극단 두두리의 모듬복 합주는 참석한 이들을 하나로 만들어놓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전하며 흥을 돋구었다. 둘러보니 달처럼 환한 저마다의 모습들은 글을 짓고 노래하던 또 다른 월명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행사장은 흥에 겨우면서도 진지했다. 이어서 1부 마무리 행사로 월명문학상 발표와 시상식이 진행되었는데 본상에는 이종암씨의 ‘사천왕사 터’, 가작은 활산재씨의 ‘항아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심사 동국대학교 국어국문과 이임수교수, 경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손진은교수)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향가로 친근한 비유와 서정적인 시상전개가 뛰어나다는 평을 오늘날에도 받고 있는 도솔가와 제망매가를 지은 월명선사의 문학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월명문학상은 올해로 3회 째 수상자를 내었다.   오전에 불어닥친 회오리바람과 소낙비를 기억에서 지우며 보름달은 점점 높아가고 손에 손에 등을 밝힌 시민들은 달빛을 밟으며 강강술래 한마당으로 둥둥 떠올랐다. 손두부에 막걸리 한 잔, 높은 곳에서 월명선사도 반가움의 술잔을 기울일 것 같은 밤 경주시민의 가을을 살찌운 행사였음을 확인했다. 한편 이날은 경주시 김경술부시장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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