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사이에 몇 번의 이사를 했다웃음을 입었던 옷이며 아쉬움을 담았던 그릇들을마음 단단히 묶듯 둥글게 보따리로 쌌다흩날리는 눈발 속에서세간들 몇 점 구름이 되어 흘렀다     나는 구름 속에서 밥상을 차리고불안한 건조대위에 미래를 널었다우리의 눈빛이 닿는 곳마다나뭇결 바닥 꽃무늬 벽지 눅눅해져 가고날개 펴고 싶은 보따리들밝은 햇살을 받으러 나가려고 바둥거렸다     몸통뿐인 새, 세상 더듬거릴 때급정거의 바퀴소리는 비를 뿌리며 달려들고다시 허공에 길을 낼 수 있기까지는얼마나 많은 빗물에 깃털을 털어 내야 할까 둥지를 잃어버린 보따리들몇 점 구름 속에서내 발목도 함께 둥둥 떠 흘렀다.     시작노트>>자주 이삿짐 싸다가 세간들이 문득 구름으로 보였습니다날개를 잃어버려 날 수 없는 새, 젖은 구름이 되어버린 마음처럼.     약력>>시대문학 등단경북문협회원경주문협회원행단동인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