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이하선염은 민간에서는 ‘볼거리’ 또는 ‘항아리 손님’이라 하고, 경상도 말로는 ‘뽈치기’라고도 하는데, 귓바퀴 아래쪽에 있는 이하선이 염증으로 부어올라 커지는 질병이다.
원인은 볼거리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주위에 이하선염을 앓고 있는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기침 또는 말할 때 입에서 나온 분비물에 의해서 전염된다.
볼거리는 계절에 상관없이 유행하지만 겨울철이나 봄철에 더 많이 발생한다. 보통 유행성이고 어린이들이 잘 걸린다. 잠복기는 6일에서 21일 정도이다. 볼거리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 중의 하나이다. 보통 귀아래 부분이 불룩하게 시작되는 전ㆍ후가 전염성이 가장 강한 시기이다. 감염된 아동의 30~40%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증상으로는 열이 나며 두통, 구토 및 전신적인 근육통과 식욕 부진을 나타낸다.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이 있다고 하다가 1~3일이 지나면 이하선이 커지며 통증과 누르면 압통을 심하게 호소한다.
진단은 병력이나 증상, 진찰 소견을 종합하여 비교적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간혹 목 부위나 귀 근처에 있는 림프절염이 생겼을 때에도 이하선이 부풀어 오를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진단을 내려야 한다.
치료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는 하지 않는다. 아픈 아동의 증상에 따른 대증적인 치료를 주로 한다. 통증조절을 위해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열이 난다면 해열제로 다스려야 한다. 식욕이 없고 씹을 때 통증을 많이 호소하므로 맑은 유동식 또는 부드럽게 다진 음식을 주거나 고기국물을 조금씩 자주 먹이도록 한다. 열이 나는 아동은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여 탈수도 예방하면서 아동이 지나치게 지치지 않도록 한다.
부어오른 자리에는 찬찜질 혹은 더운찜질을 하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한다. 종창이 사라질 때까지 침상안정을 하면서 격리를 해야 한다. 학교에 다니는 아동이라면 이하선이 붓기 시작한 전후 9일 정도는 등교할 수 없고 다른 아이와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볼거리를 간단히 생각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 합병증 때문이다. 때로는 감염 후 수막뇌염을 앓기도 하며 심근염, 관절염, 췌장염, 부고환염, 여아인 경우 난소염, 그리고 청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예방접종은 2가지 방법이 있는데 볼거리 예방접종을 단독으로 하는 경우와 홍역, 풍진과 더불어 하는 혼합요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동의 예방 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엠엠알 백신(MMR vaccine)으로 1차 볼거리 접종을 거의 필수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4~6세가 될 때 추가적으로 접종을 해야 한다. 대개 아주 어린 아동의 예방 접종은 확실하게 신경을 쓰지만 2차접종 시기에는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방 접종을 한 경우에는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 볼거리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준비하듯이, 다시 한번 아동의 육아수첩을 꺼내어 추가접종 계획을 살펴보는 것이 부모가 할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