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세계역사문화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광주시의회와 광주전남지역혁신협의회가 이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먼저 이들의 기상천외하고도 몰상식한 행위에 대해 심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막혀 할 말을 잊을 지경이다.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도시로 발전하는 일은 경주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고 시급한 사안이다. 또 각종 규제와 사유재산권 침해를 감수하면서도 역사적인 사명감으로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유산을 지켜온 경주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과 보람이며 자존심에 관한 일이기도 하다.
급속하게 발전해 가는 다른 지역을 바라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 속에서도 우리민족의 전통문화유산을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견뎌온 경주시민의 처지를 감안한다면 벌써 이루어졌어야할 때 늦은 일이다.
국가와 전 국민이 함께 지켜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을 경주시민이 혼자서 힘겹게 지켜온 것이다. 광주시의회가 이러한 현실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다는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광주는 경주와 함께 문화중심도시의 하나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난 8월에 이미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할 동지로서 상생의 입장에서 마땅히 같이 기뻐하고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반대하고 나선다는 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상식이하의 짓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배경이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정부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데 대한 불만의 한 표출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백번을 이해한다해도 그 핑계로 경주역사도시조성 특별법을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 생떼가 아닐 수 없다.
경주는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 7곳 중 2곳과 국보 10.1%, 사적 16.4%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세계역사문화도시이며,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이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부동의 역사문화도시이다.
경주시민들이 ‘세계역사문화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은 그동안 유지보수에만 급급했던 역사문화유산을 정비와 복원을 통해 역사도시의 면모를 갖추자는 나라사랑의 발로이기도 하다.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미래지향적이라면 ‘세계역사문화도시조성’은 우수한 우리문화를 정비 복원해 후세에 널리 기리자는 것이다.
따라서 경주와 광주는 서로 상생의 동지애를 발휘할 때이다. 지나온 문화를 부정하고 미래의 문화를 지향한다는 것은 아주 좁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것은 모래위에 누각을 짓겠다는 것과 같은 허튼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광주시의회는 근시안적이고 어리석은 생각에서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고 경주시민과 경북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사과하기 바란다. 그래서 앞으로 함께 살 수 있는 협력의 태도를 갖추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