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성 사라지고 신라문화의 상징적인 모습 보여주지 못해‘가장 신라다운 문화제가 세계적인 문화제가 될 수 있다’
제34회 신라문화제가 ‘찬란한 신라천년문화 세계로! 미래로!’란 주제로 지난 13일~15일까지 3일간 신라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렸다.
개막제와 길놀이, 민속경연, 학술제전, 문예창작, 공연 등 총 16개 종목 40여개 행사가 경주시 일원에서 열렸다.
경주시가 이번 34회 신라문화제에 총 14억6천300만원(도비 8천만원 포함)을 사용했다.
▶신라문화제는 축제가 아니다=이번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은 1962년 찬란한 신라문화 계승 보존을 위해 출발한 신라문화제가 일회성 축제위주로 변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물론 시민참여가 행사에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지만 신라시대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재현에 더욱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이번 행사는 가장행렬(길놀이)을 대폭 축소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민속문화 한마당의 규모를 확대하고 길놀이에 코스프레를 지난해에 이어 등장시켰다.
용강동 김모(46)씨는 “신라문화제에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코스프레 등을 등장시켰지만 신라천년의 문화와 동떨어진 구성으로 신라문화를 보기위해 경주에 온 관광객들이 어떤 생각할지 의문이다”며 “이번 행사는 신라문화를 보존하겠다는 것보다 축제로서의 의미가 너무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이 모(47)씨도 “한때 우리나라 대표 문화제인 신라문화제가 신라문화를 상징하고 이어가려는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며 “전통을 지키는 가운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신라문화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라문화제는 왜 세계적인 문화제가 안 되는가?=1962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전국적인 행사였던 신라문화제는 70년 후반까지 신라문화제를 보기위해 경주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80년대 이후 점차 국민들로부터 관심에서 멀어지더니 90년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전국 시군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축제에 희석돼 신라문화제가 열려도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신라문화제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문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신라적인 적인 세계적이란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모(46)씨는 “지금 신라문화제는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야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신라문화를 국내외 관고아객들에게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신라왕의 행령을 제대로 재현해 신라문화제때 행사를 하고 정기적으로 시가지 등에서 신라왕 행렬을 보여 준다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주시가 자매도시 결연을 앞두고 있는 베트남 후에시의 ‘후에축제’의 경우 1995년에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축제가 열릴 때(격년제)마다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고 있는 것을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라문화제는 전문가에게 주도해야 한다=신라문화제가 신라문화의 정수를 이어가는 바탕위에 새로운 경주의 문화를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행정에서 일을 맡아 하는 것보다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행사담당부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시 모 공무원도 “공무원들이 신라문화제 같은 큰 행사를 모두 처리한다는 것은 신라의 전통성을 이어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행사전문가, 신라문화예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부서가 있으면 신라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것이 수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문화제 특별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