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신라천년문화 세계로! 미래로!’를 내걸고 열린 제34회 신라문화제가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15일 그 막을 내렸다.
지난 9일 화랑원화 선발대회를 시작으로 13일 개막제에 이어 길놀이, 민속경연, 학술제전, 문예창작, 공연 등 총 16개 종목 40여개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졌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번 신라문화제에 총 14억6천3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역대 신라문화제에 비해 다소 분위기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신라천년의 역사문화를 세계만방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자, 외래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동네잔치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흥행이 떨어지는 시들한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라문화제를 지켜본 시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특히 상인들의 경우 야시장 때문에 오히려 이 기간 동안 장사가 더 안 된다는 푸념이다.
신라문화제는 1962년 시작하여 올해로 44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경주의 대표적인 축제이자 우리나라 대표적인 축제의 하나이다.
민족문화의 발상지이며 문화유산의 보고인 경주가 지난 역사적 문화적 인프라를 감안할 때 신라문화제는 당연히 우리나라 최고의 축제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신라문화제는 그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왜소하고 위축되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지방자치체 이후 각 지역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각종 축제에 가려 갈수록 그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늘 해 오던 방식을 의존하는 안이함에 빠져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인이 별로 없어진 게 더 큰 문제가 아닌지 스스로 냉철하게 반성하는 자세가 더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