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유래·문화재 공부 재미있어요” 정직하고 창의적인 어린이들의 요람-오릉초등
“다음 6교시는 신문학습 시간입니다. 학습장과 경주신문 한 부씩을 준비하도록 하세요”오릉초등학교 5학년 1반 담임교사 박경자 선생님의 목소리에 아이들은 사물함에 있는 학습장과 신문을 들고 신문학습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경주시민상 수상자 중에서 장애인의 어머니로 알려진 분은 어느 분일까요?”, “지난 5월31일 열린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초로 경주신문이 기초의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엇을 실시했나요?”등 담임선생님의 질문에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귀를 기울인다. 이날 신문학습의 주제는 창간17주년을 맞은 경주신문의 발행인 창간사와 경주시민상 시상식을 중심으로 선생님이 만들어 온 5개 문항의 문제를 학생들이 답하는 문답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오릉초등학교 5-1 어린이들이 ‘경주신문에 바란다’를 주제로 신문학습을 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문제를 맞추려고 손을 들지만 1개 문항에 1번의 기회만 주어져 신중을 기해야 한다.물론 정답을 맞춘 학생에게는 칭찬과 함께 가산점이 주어졌다. 이어 창간 특집호에 실린‘경주신문에 바란다’는 내용을 발췌해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경주신문에 바란다’로 내용을 바꿔 보도사진처럼 자신의 얼굴을 학습장에 그리고 아래에 자신이 하고 싶은 내용을 기사로 쓰고, 자신이 쓴 글을 친구들에게 발표했다. 이날 5학년 1반 어린이들은 “우리 동네의 좋은 소식들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연재만화도 있었으면 한다”, “이승엽, 박찬호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기사를 실었으면 한다”, “경주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을 알려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등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본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그동안 NIE(신문을 활용한 학습)수업을 통해 오릉초등학교 어린이들은 경주지역의 지명유래나 명칭, 문화재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정보와 지식들을 습득하게 되었다는 박경자 선생님은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신문학습을 지루한 과목으로 생각할까싶어 퀴즈, 그림그리기, 오려붙이기 등의 방법으로 재밌는 과목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국어나 사회시간의 부교재로 활용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2학기부터는 문단나누기, 글짓기 등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신문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신문지면이 할애가 되면 NIE(신문학습)면을 만들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남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고향집처럼 포근하고 아담한 오릉초등학교(교장 박병기)는 신라 시조인 박혁거세와 왕후인 알영왕비, 남해왕, 유리왕, 파사왕의 능으로 전하는 오릉이 가까이에 있으며 지난 1949년 개교해 2006년 53회 졸업생까지 총 2천95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밝고 건강한 아이들, 열정적인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 모두가 한가족처럼 허물이 없다. 또한 아이들의 생일에는 책을 선물하고 축하해준다”는 박병기 교장선생님은 “매일아침 15분간 아이들과 함께 선생님들도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전교생 6학급에 60여명의 외형적인 규모는 작지만 21세기 주역이 될 인간미 넘치는 창조적인 어린이로의 성장시키겠다는 교육목표로 체력단련과 정서발달을 위해 승마, 수영교실을 운영하고 컴퓨터, 한자, 자전거역사문화기행, 영어교실 등 방과후 학교프로그램을 실시해 경북 50대 교육과정 우수 학교 공모전 입상, 교육행정서비스 우수기관 선정,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보여주듯 작지만 알찬 교육, 내실있는 교육으로 단순 주입식 학습이 아닌 창조적이고 정직한 어린이로 성장시키는 전인교육의 산실이다.
특히 지난 7월 15일 경주교육청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경상북도 경주교육청 교육혁신경진대회에서 “우리는 꿈, 힘, 삶을 가꾸며 날마다 즐겁게 지내요”라는 주제로 초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오릉초등학교 5학년 1반에는 권민제, 김대경, 김진영, 김수정, 김세영, 김주은, 박재형, 이선희, 이주영, 이종일 등 10명의 어린들이 정답게 공부하고 있다. 방과 후 학원을 다니느라 정신없는 또래의 도시친구들과는 뭔가는 다른 면모를 오릉초등학교 5학년 1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에서 엿볼 수 있었다. 아직은 장난스런 개구쟁이처럼 보이겠지만 이들 중에서 경주를 이끌어 가고 우리나라의 기둥이 될 지도자가 나올 것이다. 그날을 기대해 본다.
이종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