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 경주시민상 사회·봉사부문 수상자 - 변숙이 회장 ■ “삶의 참의미를 깨닫게 되어 내가 더 감사” 여성봉사회 자발적으로 결성 6년째 꾸준히 봉사활동 펼쳐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 “남편의 외조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것” ‘우연으로 시작되어   이제는 숙명이 된 봉사’   ‘나눔과 봉사’라는 사회적 책임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봉사를 통한 사회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개인적인 만족감을 우선시하며 일회성에 거치는 봉사활동들이 많다. 봉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도움을 받는 이의 마음까지 보듬어주는 진심어린 이해가 없다면 참다운 봉사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조건적인 참여를 권장하는 사회분위기로 피상적인 봉사자들을 양산하는 실정에서 봉사의 참의미를 일깨워주는 실천하는 봉사자로 대변되는 봉사자로 2006 경주시민상 사회·봉사 부문 수상자인 경북지체장애인협회경주시지회 여성봉사회 변숙이(55)회장을 만났다.   “특별히 남들에게 내세울 일도 아니고 혼자서 한 것도 아니고 회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다보니 많이 부끄럽다”며 회원들에게 수상의 영예를 돌리며 수줍어 하는 변숙이 회장.    장애인복지에 대한 부족한 정책지원, 장애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사회분위기 부족 등 장애인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험난한 사회구조와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가 미약한 실정에서 봉사의 참의미를 되새기게끔 하는 그녀의 실천적인 봉사가 더욱 빛나게 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봉사하겠다”   2006 경주시민상 시상식에서 변숙이 회장이 수상소감에서 한 말이다. 무언가 특별한 인사말을 기대했다면 부족함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백마디의 말보다 행동하는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평소 성품을 아는 지인들이라면 멋진 수상소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지역 장애인들의 어미니로 통하는 그녀는 경북지체장애인협회경주시지회 여성봉사회를 지난 2001년 결성한 후 6년째 회를 이끌어 오며 꾸준한 봉사활동을 펼쳐 누군가의 관심과 보살핌이 없다면 거동조차 힘든 중증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어 도움을 주고 있다.   “선천적 장애보다 후천적 장애를 입는 경우가 많아진 요즘은 누구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것이다”며 “예전보다는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인식들이 많이 개선되었고 정부차원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장애인복지에 대한 인식은 확연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사회적 인식변화를 강조했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이에게는 의미없이 지나간 일들이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전체를 바꿔놓게 하는 특별함과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대개의 중년 주부들이 그러하듯 무언가 의미있고 보람된 일을 했으면 하는 생각에 시작한 봉사활동이 이제는 의무감을 넘어 숙명처럼 느끼게 되었다는 그녀는 대구에서 10년 넘게 식당업을 하다 다시 경주로 돌아왔다. 오랜 식당업으로 온몸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었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3~4번씩은 꼭 올랐던 남산 등산을 통해 건강을 되찾고 시작한 댄스스포츠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댄스스포츠를 같이 다니던 몇몇 회원들이 의기투합해 보다 의미있고 보람된 일을 하겠다고 25명으로 모임을 출발해 현재 11명의 회원들이 여성봉사회의 주축이 되어 언니동생하는 가족처럼 동고동락하고 있다.   적극적인 성격, 다른 사람을 기분좋게 하며 분위기를 이끌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그녀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왕 할 일이라면 재미있게, 즐겁게 해야한다. 때론 귀찮아 할 수도 있는 봉사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절대 지속성을 갖지 못한다”는 그녀는 “마음속에서 약간의 귀찮아하는 마음이나 생각이 있다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진심어린 마음이 없다면 오히려 장애의 고통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주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말하는 그녀는 “처음보는 사람도 몇분만 같이 있다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고 웃음이 넘치게 하는 활력소 역할을 하는 분위기메이커”라고 한다.   나눔을 통해 자신이 더 기쁘다고 말하는 그녀는 10여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지원하며 봉사를 통해 자신이 오히려 삶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되어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장애인들을 돕는 일에는 정기적인 후원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는 사실을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되면서 매주 수요일이면 나가는 경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의 식사준비, 목욕봉사, 장애인단체에서 실시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각종 행사의 지원, 장애인 권익증진을 위한 각종 캠페인과 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넘치는 활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 2002년에는 경주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말못하는 동물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측은지심이 생겨 몇 년전 중풍에 걸려 고통을 겪던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 6년동안 아기를 키우는 지극정성으로 보살폈지만 애석하게 떠나 보냈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지금도‘까미’를 떠올리면 마음 한 곳이 찡해진다고 했다. 한가족처럼 지냈던 강아지를 떠나보낼 때면 몇 달간 마음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고 마음먹지만 집없이 버려진 병든 강아지들을 보면 불쌍한 마음에 데려와 키우게 된다며 지금도 5마리의 강아지들과 지내고 있다.   대구가 고향인 변숙이 회장은 경북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2년전 결혼한 남편과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큰딸은 벌써 출가해 사위와 함께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으며, 둘째딸 운휘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특별한 교육관은 없지만 스스로 알아서 예쁘게 자라준 아이들이 무엇보다 고맙고, 봉사활동을 한답시고 밤낮없이 다녀도 싫은 내색 한번 보이지 않고 곁에서 불심양면으로 후원해준 남편에게 더욱 고맙다”며 “주부라면 동감하는 일이지만 가정생활과 사회생화를 병행하며 가정에 충실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남편의 이해와 지원이 없었다면 열심히 사회봉사활동에 매진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다시한번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절실한 크리스찬인 그녀는 지금의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은 모두 믿음에서 비롯되었다며 고마움과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 생활의 불편함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장애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장애인봉사는 특별한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장애인복지사업 확충 및 저소득 장애인가정을 돕는 후원활동, 여성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재활을 돕는 다양한 지원 및 봉사활동, 장애인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각종 지원 활동 등 광범위한 자원봉사 영역들 중에서 특히 중증장애인들을 돕는 가사도우미나 말벗도우미 등 재가 장애인들을 돕는 봉사활동과 같은 여성으로서 여성장애인들의 사회활동 참여를 돕는 일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에 대한 지원정책도 중요하지만 장애인들의 재활의욕을 돕는 사회적인 관심과 장애인 고용촉진을 돕는 다양한 정책들이 장애인복지정책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와함께 우리와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전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느새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봉사활동,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된 봉사가 이제는 숙명처럼 여겨진다고 한다. 누군가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은 아니지만 진심어린 마음으로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고 싶다는 변숙이 회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 하고 있는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고 작은 일이지만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종협 기자 <newskij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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