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연화2리 - 이철현시인 솔숲사이로 옹기종기 집들이 보이는 이 곳은 연꽃 마을이다 마을 용소봉은 이웃 할머니처럼 누워있고 조로봉은 넉넉하게 앉아있다 찌는 늦더위엔 동네 어르신들 잠시 일손 놓은 채 솔밭 씨름 터에 앉아 너털웃음 날리고 하 - 시절이 좋은 날은 박씨 어른으로부터 땅을 희사 받아 경로당 한 채 뚝딱 건립하니 그 칭송 자자손손 대를 잇는 마을 얼싸! 신이 난 주민들 해마다 숙원사업 하나씩 해결하니 그 기쁨 입을 타고 들 나비처럼 전 하네 오늘은 따스한 보금자리 찾아 가는 길 못가에 돌아서니 너울너울 불어오는 바람 내 언제나 달려가도 푸른 솔이 어서 오라 어서 오라며 감싸주는 치마폭이다. 이 마을 저 마을로 출장을 가다 보면 어린시절 고향처럼 아늑한 곳이 나타난다. 작년 여름인가 보다. 이 날은 마을 경로당 준공식이 있어 초대받았다. 잔칫 날엔 옛날부터 술상이 나오지 않던가. 이 날도 나는 주민들과 거실에 앉아 대화를 나누던 중 이 마을 노인회장께서는 “이제 경로당은 잘 지어 다른 것은 완비했으나 벽에 걸만한 액자가 없으니 이왕 오늘 우리 마을에 면장님이 오셨으니 시 한 수 부탁합니다“ 라고 청했으나 그 날 이후 난 한동안 잊어버렸다. 또 다른 일로 그 마을에 출장을 가니 노인회장은 “전에 부탁한 것 다시 말씀”하였다. 그 길로 졸필을 들어 배경 그림까지 넣어 액자를 제작, 전달 한다는 게 마침 지방 선거철이라 마을에 전하는 선물이라면 법에 걸린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3개월간 사무실에 보관하다 6월 어느 날 이장 회의 때 전달했으니 그 동안 노인회장님 얼마나 나를 원망했을까. 늦게나마 회장님의 숙제거리를 해결해 드렸으니 이젠 만나도 허허 웃으시겠지. 연화 2리 앞날에 번영과 화평이 늘 솔밭사이로 피어나길 빌며…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 삼리1리 출생 경산시, 경주시, 칠곡군 주택과장 역임 현재 칠곡군 지천면장 ‘한맥’ ‘시세계’ ‘자유문학’ 신인상 수상 ‘문학과 문화’ 수필 신인상 수상 경주문협, 칠곡문협, 경북공무원문협, 경북문협, 한국문협, 대구펜클럽회원, 경주 물레방아 동인회 ‘기차 길 옆 마을’ ‘숲에 앉은 무지개’ ‘체인을 감은 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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