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위해 산화한 님의 영전에 국화 한송이”
고 윤길병 소령 흉상 제막식 모교에서 열려
유월의 하늘. 회색 먹구름 사이로 내리는 장맛비가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듯 가슴을 아리게 한다.
1950년6월25일이 생생한 이들에겐 끝나지 않은 전쟁일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잊혀진 잔상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반세기가 흘러 그 의미마저 잊혀져가는 지금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그것은 조국을 지키려 목숨마저 아낌없이 던진 고귀한 희생정신일 것이다.
비가 내린 지난 25일 오전 10시30분 건천초등학교 교정에서는 고 윤길병(1931~1953. 건천초 21회) 육군소령의 흉상 제막식이 열려 유족, 동문, 주민 등 400여명이 모여 고인의 숭고한 위업을 기렸다.
건천초등학교 총동창회(회장 조길조)가 지난 4월에 구성한 윤길병 동상건립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조길조, 백윤기)가 마련한 이번 제막식은 고 윤길병 소령의 나라사랑을 동문과 후배들이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도록 모교 운동장에 마련했다.
고 윤길병 소령은 건천읍 신평리에서 태어나 안동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인 건천초등학교 교사로 임명, 재직중 육군종합학교 제15기로 졸업하고 1951년 1월 육군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6.25전쟁 당시 강원도 인제 812고지 전투에서 큰 전공을 세웠으며, 1953년 1월 대위로 진급해 보병 제12사단 37연대 10중대장으로 812고지 방어전투에 참전해 북한군 1개 대대와 5일동안 밀고 밀리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진지를 사수하였으나 중과부적으로 적에게 포위되자, 부하들을 안전한 곳으로 먼저 대피시킨 후 자신은 적으로부터 포로가 되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 자결했다.
이러한 윤길병 중대장의 죽음을 목격한 52연대 2대대 장병들이 역습을 감행, 812고지 탈환에 성공했다. 윤 소령의 전공을 기려 정부는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고 국방부 전쟁기념관은 지난 2003년 6월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이종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