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자기성찰 거쳐 완성
성헌 박해준 선생 개인전
성헌(省軒) 박해춘 선생의 첫 개인서예전이 지난 15~21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 전관(안국역 동대문경찰서 방향)에서 열렸다. 작품은 병풍 3점, 대작 5점, 중품 40여점, 소품 20여점 등 80여점이며, 서체는 전(篆), 예(隸), 해(楷), 행(行), 초(草)를 구비하였고 그 소재는 고금유명싯귀가 망라되어 있다. 또한 여러 유명 시인들의 명싯귀를 선택해 작품을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내용을 음미하며 사색을 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원문과 해석을 함께 기록하고 작자도 명기해 보기에 편리하게 했다.
박 선생은 내남 출신(1923)으로 어려서부터 한학을 했고, 경주의 명계일대에서는 선비로 이름이 높았던 집안에서 조상대대로 물려오던 서법을 익혀왔다. 유행에 따라 부화뇌동하지 않는 자신만의 서법을 고집하며, 한 작품을 쓰는데 100번도 더 고쳐 쓰는 혹독한 자기 성찰을 거쳐 왔다고 전했다.
박 선생은 “논어의 번역본과 해설서가 수십 종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것은 전통 문화의 원류를 찾으려는 심리와 위계질서가 무너진 사회현실 등이 동양사상 한자문화에 눈을 돌리게 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신문보도도 있었다”며 이즈음 개인전을 열게 되어 한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각박한 현실 사회 속에서 잠시나마 나들이 삼아 옛 선인들의 풍류를 즐기며 감상할 수 있는 전시였다. 서울=이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