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굴뚝없는 산업이라 일컫는 관광문화산업은 그야 말로 아이디어 전쟁이다. 역사자원과 수려한 자연경관, 관광시설을 하드웨어라고 한다면 아이디어는 이를 빛나게 하는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관광문화산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이 두가지를 모두 갖춰애 하겠으나 오늘날에는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제29회 신라문화제를 보면서 우리는 좋은 하드웨어를 갖고 있다는 자만심에 젖어 그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에 너무나 소홀히 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굳이 40여년의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신라문화제의 역사성과 경주가 갖고 있는 문화 유산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경주가 관광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이 격하되고 있는 것은 무사안일주의로 일관한 정책 때문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매번 별 변화없이 반복된 행사 진행과 내용은 최근 들어 만연하고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축제 홍수속에 묻혀 버리고 이제는 경주시민들 조차 등을 돌리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혹여 한때 독보적인 문화 행사였다는 과거에 연연하고 가만히 있어도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던 시절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된다.
곳곳에 산재한 문화 유산과 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 등 하드웨어가 충분히 갖춰진 경주는 이제 관광객들이 느끼고 기억하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도록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더 이상 소홀히 해서는 시점에 와 있다.
역사적인 고증이란 미명아래 변화하는 사람들의 의식을 외면 한다면 분명 주최측만의 축제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신라문화제가 더 이상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외면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신라 문화 속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엣 부터 해온 행사였기 때문에 지금도 미래에도 한다는 안일한 생각은 부실행사로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게될 것이다. 더 이상의 찬란한 신라의 문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