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신라문화제가 10일 3일간 일정을 모두 마친 가운데 이번 행사에 대한 평가를 11일 경주신문사에서 좌담회를 통해 토론했다. 본지 편집위원들을 중심으로 경주시 정의욱 문화예술과장과 심영섭 담당이 함께 참석했다. 임준식 편집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경주시측이 이번 신라문화제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에 이어 본지 편집위원들의 향후 신라문화제 발전을 위한 방안 등이 제시됐다. 다음은 좌담회 내용 요지. △정의욱 과장=이번 제29회 신라문화제 행사는 찬란한 신라문화 재현을 통해 민족문화를 창달하고 도민의 참여로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우리 신라 문화를 충실히 고증해 21세기 세계문화의 중심 도시로 부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분명한 것은 이번 행사가 지난해 보다 훨씬 많은 고증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힘썼다는 점이다. 특히 금년에는 전야제, 서제, 길놀이, 민속놀이, 새벌향연의 밤, 가장행렬 등도 많은 고증뒤에 이뤄졌고 줄다리기 등에 시민 참여가 높았다. 이번에 제26회 시민체육대회를 함께 개최한 것은 이 기간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교통문제와 비용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박기태 위원(경주대 교수)=기본적으로 신라문화제가 또 다른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 나라에는 신라문화제 뿐만 아니라 지역 이벤트가 우후죽순처럼 열리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신라문화제가 다른 축제와 동일시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물론 행사의 내용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것이다. 앞으로 행사의 성격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특화시키느냐는 것은 집중성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신라문화제가 시민축제로 성장해서는 안된다. 경북도민을 넘어 전 국민적, 세계적인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 지역성을 극복하고 집중성을 부각해 신라문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테마가 필요하다. 행사의 성격도 지나친 대중동원 보다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며 학생들도 일정한 책임을 가지고 지역문화 창조에 앞장서야 한다. 이에 대해 교육청 등과 논의해 봉사활동의 기회로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진락 위원(경주시의원)=축제나 문화행사의 근본적인 취지는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있다. 신라문화제가 전국 유일의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관광객이 줄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통계가 필요하다. 특히 행사가 끝나고 나면 다음행사의 성공을 위해 여러 각도에서 정확한 평가가 나와야 한다. 데이터를 토대로 다음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행정주도가 아닌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일부 문화단체의 자생력 있는 행사에 오히려 관광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학교를 참여시키는 것도 지역 학생들의 학업 프로그램에 넣어 학생들이 참여하고 싶어하는 행사로 만들어야 한다. ▲최석규 위원(서라벌대 교수)=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행사 내용이 같은 것 같다. 에밀레종, 이차돈 순교비 등 전시 행렬이 대부분 천편일률적이다. 이 때문에 시민의 관심이 줄어 들고 있다. 달라진 것은 가장 행렬에 사용되는 리어카가 자동차로 바뀌었다는 것 뿐이다. 행사의 규모에 맞추기 위한 준비보다 행사 1년 전부터 다양한 아이템이 나올 수 있도록 학교나 기업 등에 응모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경주의 장점은 지역에 대학교가 많다는 점이다. 외부 전문가의 초청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각 종목의 행사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행사 후 남은 전시물에 대한 처리방안도 있어야 한다. 행사가 끝나면 각 학교에서 행사용품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데 공공장소에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사에 사용했던 옷 등을 관리해서 대학이나 시민단체의 행사때 사용토록 시에서 연결해 주어야 한다. 환경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는데 행사장 주변 환경을 위해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행사가 끝나거나 휴일이면 황성공원은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진락 위원=신라전설을 토대로 지역대학에 연구를 의뢰하는 것도 좋다. 불국사에서 영지못에 레이저를 쏘아 그림자를 재현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 하다. 인근 울산과 고령 등 영남권의 문화도 과거 신라문화인데 이들도 신라문화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의욱 과장=신라문화선양회의 구성은 오래됐다. 아이템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공고에서 나온 호국거룡은 공고에서 나오도록 육성했고 각 학교에서 하는 것도 개선 발전시켜왔다. 전통적인 재현을 위해서는 일부는 바꾸고 일부는 계승해야지 전면적인 개선은 어렵다. 매년 개발을 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더 든다. 올해도 내용이 1/3 정도가 변경됐다. ▲박기태 위원=선양회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지역의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박병종 위원장(경주YMCA 사무총장)=행정기관의 주도는 다소 폐쇄적이다. 행사가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로 승화되어야 하는데 단순한 참여는 중요하지 않다. 이번 행사준비에 앞서 사전에 자발적인 참여는 있었는지 묻고 싶다. 논의 없이 강제로 동원되면 반발이 클 뿐이다. 올해는 구체적인 행사 내용을 알리기 위한 사전 홍보가 부족했다고 본다.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여러 협회나 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자진참여 공모제를 미리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주부가 관심을 갖고 시민운동장에 갔으나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고 한다. △정의욱 과장=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연초부터 단체, 학교와 협의한 결과 대부분 호응이 있었다. 공부와 현장학습 관념이 있으면 쉽게 풀릴 것이다. 홍보문제는 국내 각 여행사와 자치단체, 경주의 각 기관단체 등에 모두 다 홍보했다. 반회보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시내 전역에도 홍보했다. 시민체육대회는 각 지역별로 준비한 행사로 강제 동원은 없었다. 학교 등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시상제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심영섭담당=이번 신라문화제에 있어 홍보와 참여는 문제가 없었다고 본다. 28회까지 온 행사이기 때문에 강제 동원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행사 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어 많은 단체들의 참여가 정례화 되어 있을 정도다. 이번에도 학생들의 봉사 인센티브제를 실시했다. ▲박기태 위원=앞으로 인원 동원문제는 더욱 심각할 것이고 이제 메인스타디움 행사는 어렵다. 비천무, 관창무, 가배놀이 등 좋은 행사를 고증해서 대중에게 볼거리를 만들어 경제적인 효과가 나타나도록 해야한다. 메인스타디움 행사가 오히려 지역경제를 위축시킨다. 오히려 줄다리기 등 다소 교통에 불편을 주더라도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인 효과가 날 수 있는 시가지 행사를 만들어 시 전체를 축제 분위기로 이끌어야 한다. 경주는 문화 상품을 위한 인프라는 이미 구축돼 있기 때문에 타 도시에 비해 유리하다. 축제에 있어서 지나친 질서유지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다소 무질서하더라도 경주시 전체가 떠들썩 하는 그야말로 `축제`가 되어야지 보여주는 단순 프레이드(행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비천무 등의 공연을 고분군에서 조명을 밝힌 후 야간공연하는 것도 관광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 것이다. △정의욱 과장=비천무, 바라무 등 공개행사는 경주만의 특징 있는 행사다. 이런 행사는 지금까지 집중 육성 개발중에 있다. 앞으로 종목 변경이 필요하면 과감히 바꾸고 새 종목 발굴에 힘쓰겠다. ▲박병종 위원장=이제 문화도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 신라문화제를 상징하는 상징 로고가 필요하다. 다른 축제에는 기념품이 많이 있는데 경주시도 이러한 종류의 기념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 ▲최석규 위원=신라문화제의 경우 시민들이 다소의 불편이 있더라도 시민 모두가 이를 감수하고 마땅히 참여해야 한다. 학교도 이기주의를 버리고 지역 문화행사를 이끌어 간다는 자세로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정리=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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