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에 주소를 둔 국가보훈대상자 및 참전유공자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경주시가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수당을 상향조정하고, 참전유공자와 관련해 사망한 참전유공자의 배우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2개의 조례개정안이 지난달 30일 열린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관련 조례안은 ‘경주시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경주시 참전유공자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2건이다. ‘경주시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은 보훈명예수당을 월 5만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사망위로금은 30만원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서 위로금 신청서 제출기한을 기존 사망일로부터 1년 이내에서에서 3년 이내로 연장했다. ‘경주시 참전유공자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은 참전유공자가 사망한 경우 수당 지급 대상을 그 배우자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참전유공자가 사망할 경우 그 배우자에게 복지수당으로 매월 5만원을 지급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현재 참전명예수당은 참전유공자에게 매월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 참전유공자가 사망한 경우 사망위로금으로 30만원을 지급한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행 조례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훈대상자의 명예수당을 상향조정하고, 참전유공자의 지급 범위를 확대해 국가 유공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조례안을 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 등을 위해 감량기기 설치비의 일부를 지도록 하는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최덕규 의원은 ‘경주시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기 설치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제259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지난달 30일 열린 경제도시위원회 심의에서 원안 가결됐다. 이 조례안에서는 지원 적용범위로 ‘폐기물 관리법’이 정한 생활폐기물 처리구역 안의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자에 대해 적용된다고 규정했다. 이는 현재 5톤 음식물쓰레기처리차가 운행되지 않는 지역의 주택 등이 해당된다. 다만 이 법 시행령에 따른 음식물류폐기물 다량 배출자는 제외했다. 해당지역 가구당 또는 사업장에 1대에 한 해 예산 범위 내에서 설치비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지원 금액은 감량기기 구입금액의 100분의 50 범위 이내로 하고, 가정용 30만원, 사업용은 70만원 이내로 명시했다. 최덕규 의원은 “이번 조례는 기존 음식물쓰레기와 관련, 사후 관리적 방안만을 규정하던 관리 방향을 음식물쓰레기의 발생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위한 것”이라며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보전과 시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는 등 효과를 판단해 향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액화석유가스 공급시설 지원 조례안’도 발의 최덕규 의원은 ‘경주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시설 지원 조례안’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도 지난달 30일 경제도시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조례안은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주민의 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액화석유가스 공급시설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주요내용으론 시장에게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에 액화석유가스 공급시설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토록 책무를 부여했다. 또 LPG 공급시설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필요 시 대상마을, 위탁수행기관 등과 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설비비용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최덕규 의원은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의 확보는 국민의 기본권과 연결된다”며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에너지 기본권 보장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포읍 나정리에 있는 독립운동가 한송 김봉규(1892~1967) 선생의 공적비 바로 앞에 공용화장실과 샤워장 신축이 유족 측의 반발로 논란<본지 4월 30일자 보도 참조>이 일자 경주시가 설계를 변경해 추진하기로 했다. 경주시는 지난해 ‘나정해수욕장 편의시설 정비 및 확충사업’을 추진하면서 김봉규 선생 공적비와 불과 10여미터 떨어진 곳에 공용화장실 및 샤워장 신축을 진행했으나 유족 측의 반발로 4월 22일 공사를 중단했었다. 본지 취재 이후 경주시는 지난달 30일 “4월 23일과 27일 유족들이 요청한 사항을 건축 인허가에 대한 검토 및 시공업체와 협의해 유족 측이 의견을 반영해 설계변경을 추진하기로 29일 최종 협의를 했다”면서 “유족 측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내 문서갈수록 심각해져가는 코로나19,시민들 개개인의 적극적인 방역활동 참여가 최선…
전화금융사기(이하 보이스피싱) 피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또한 그 범행 수법이 다양하고 치밀해져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 금액을 대포통장 이용 등 가해자가 용의주도한 방법으로 은닉하기에 회수하기도 쉽지 않다. 전국적으로 보이스피싱이 감소 추세로 들어갔지만 지속적으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전국적 피해 감소 추세, 수법은 진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년 증가하던 전국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가 2019년 7만2488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0년 2만5859건이 발생해 조금씩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피해 건수 감소 요인으로 보이스피싱 예방노력, 코로나19로 인한 사기조직의 활동제한을 꼽았다. 하지만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면서 메신저피싱, 금융관련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정 연령별·성별에서 취약한 범죄 수법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출빙자형 사기는 4~50대 남성이 가장 취약했으며, 지인이나 가족 등 사칭형 사기는 5~60대 여성이 가장 취약했다. 금융감독원은 “취약계층·연령별 맞춤형 홍보를 실시하는 한편 금융이용자에 대한 보이스피싱 정보 제공 및 경보를 발령해 피해 확산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지난해 206건 발생 경주에서도 보이스피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06건의 보이스피싱이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52억원에 이른다. 주요 수법으로는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며 현금 요구 △가족·지인 사칭해 신분증·카드정보 등 요구 △경찰·검찰·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인터넷 주소 클릭 유도 등이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는 그 피해가 크고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피해 회복이 어려워 예방이 최선”이라며 “문자나 메신저 등을 통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주소를 받을 경우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2021년 서민생활 침해범죄 종합계획에 의거 △전화금융사기 △생활사기 등 주요 사기범죄에 대해 6월 30일까지 경찰의 수사역량을 집중해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며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사기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주에서 4일 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5월 들어 나흘 새 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일 12명, 2일 17명, 3일 8명이 양성판정을 받은데 이어 이날 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확진자 가운데 건천읍 관련 확진자 30명, 내남면 관련 확진자 7명, 기타..
경주에서 5월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 새 37명이나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주낙영 시장도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경주시에 따르면 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8명 추가 발생했다. 지난 1일 12명, 2일 17명 등 사흘간 총 37명이 확진됐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모두 331명으로 ..
경주에서 2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17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323명으로 늘었다. 지난 1일 12명에 이어 이날 17명 등 5월 들어 이틀 만에 무려 29명이 확진됐다. 특히 건천읍 경로당과 내남면 결혼식장과 관련해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한 확진판정을 줄이어 나오면서 확산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
경주에서 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려 12명이나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상당수 확진자들의 감염경로가 경로당과 결혼식장 관련 접촉자로 확인되면서 지역 내 감염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주에서는 지난해 12월 24일 하루에 11명이 발생한 이후 이날 12명의 확진자가 나와 일일 최다 확진 기록이 됐다...
경북도의회 배진석 의원(기획경제위원장)이 지역경제 안정 및 상권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 대한민국 글로벌크라운대상’ 지방자치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대한민국 글로벌크라운대상은 2021 대한민국 글로벌크라운대상 위원회가 주관하고 국회학회, 국회출입기자협의회, 둥근사회, 여정포럼이 후원한다. ..
경주시와 경북도, 경북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경북웹툰캠퍼스’ 조성사업이 오는 7월 개소를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들 3개 기관은 경북웹툰캠퍼스 조성을 위해 국비 3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구 황남초 부지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지상 2층 약 800㎡ 규모..
보문단지 진입도로 2.4㎞ 확장 구간이 지난 28일 개통했다. 지난 2014년 실시설계 착수 이후 7년여 만이다.경주시는 이날 알천북로 구황교-알천수개기 구간에서 보문단지 진입로 확장공사 준공식을 열고 전면 개통을 알렸다. 알천북로 확장 공사는 보상비 95억원 포함 총사업비 178억원이 투입됐다. 도심부인 구황교에서 보..
한수원 설비기술처는 최헌규 처장을 비롯한 설비기술처 직원들이 사회복지법인 나자레원 노인요양시설인 은화의집을 찾아 2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했다.<사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지역의 복지기관이나 시설들에 후원이 끊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물품후원은 지역 복지시설들을 돕기위해 추진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물품전달을 하지 못한 설비기술처 직원들은 비대면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지역상생과 청렴문화를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헌규 처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분들에게 관심과 온정을 나눌 수 있는 물품을 준비했다”며 “지역주민과의 상생이야말로 청렴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라며 앞으로도 한수원은 지역주민과 함께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은화의집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큰 결심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봉사자들 덕분에 더욱 온정 있는 지역사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달콤한 텍스트 컵 모양의 작은 빵 위에 크림을 올리고 여러 가지 토핑으로 마무리하면 먹음직스러운 컵케이크가 완성된다. 몇 개의 규칙이 모여 컵케이크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하지만 그것은 단지 우연히 정해진 규칙의 집합일 뿐, 그 규칙을 따르지 않아도 컵케이크는 될 수 있다. 정답으로 정해질 수 있는 본질이 없다면 결국 다양한 해석이 존중 받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워낙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니는지라 어느덧 우리는 비트코인과 수많은 가상화폐를 동일시하는 이름으로 쓰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가상화폐의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블랙홀로 곤두박질치는 느낌을 받았던 듯하다. 한때 가상화폐는 가치도 없고, 실체도 없는 투기를 조장하는 불건전한 것이라고 치부되었던 만큼 일반인들에게는 지나가는 이슈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 주식의 새로운 열풍과 더불어 주린이(주식 어린이, 어른이지만 주식초보자)라는 신조어가 일반화될 만큼 초등학생부터 온 국민의 주식에 관한 공부와 투자가 이루어졌다. 때문에 잠깐 주식시장은 활성화되었고, 연이어 들리는 소리는 주식으로 대박난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어 정부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정책과 맞물려 갑자기 집값이 광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평범한 직장인들이 내 집 한 칸 마련은 요원해졌고 전세와 월세 살기에도 그 값이 만만찮아 혀를 내두르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 와중에 가상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와 더불어 알트코인의 폭발적인 상승세로 수십억을 벌었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면서 로또보다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 나머지 가상화폐의 수익률에 일반인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우리의 생활영역에 들어올 것 같지 않던 가상화폐의 세계가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누구나가 덤벼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자고 일어나면 천정부지로 솟는 이해 불가의 영역인 집값 상승이, 하루아침에 적은 종잣돈으로 수십억을 벌었다는 이야기에 솔깃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문제는 가상화폐의 세계에 뛰어든 사람들의 행복 유지가 오래지 않다는 것이고, 대부분 사람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더불어 불행을 맛보고 있다는 점이다. 더 딸 수 있었는데,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데, 괜히 그때 사가지고 등등,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오르고 내리는 코인거래소의 숫자들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기란 쉽지 않다. 24시간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특장점까지 가지고 있어서 어쩌면 매우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주부, 직장인, 대학생 등 일반인까지 가상화폐의 버스에 올라탔다. 정부가 세금으로 규제할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규제로 멈춰질 4차원적 세계는 아닌듯하다. 부정적인 단면만 보고 터부시하거나, 투기의 열풍이라고만 보기에는 우리는 너무 깊숙이 AI와 코딩의 세계로 이미 들어와 있다. 이런 현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공부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 무조건 산다는 것이다. 혹자는 홀짝 게임이라고도 한다. 어느 쪽이냐를 정하는 것에 따라 돈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는 것이다. 30억을 벌었다느니 100억을 벌었다느니 하는 사람들을 보고 허탈하다는 이야기조차 공부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돈과 심리가 결부되면 사람들은 길을 잃는다. 필자는 사람들에게 이런 예를 들어서 말을 하곤 한다. ‘100만 원을 종잣돈으로 해서 투자를 했는데 1000만 원이 되었다. 팔지 않을 배짱이 있는가?’‘100만 원을 종잣돈으로 해서 투자를 했는데 1000만 원이 되었다. 기뻐서 환호성을 질렀는데 다음날 800만 원으로 떨어졌다. 팔지 않을 배짱이 있는가?’ 가상화폐로 30억이나 100억을 번 사람들은 사업을 하는 배짱도 있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로또 당첨처럼 신이 주신 선물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가상화폐 하나하나의 정보를 알고 철저한 공부를 한 사람들이 끌고 가는 것이다. 가상화폐는 일반인들에게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로의 문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며 3차원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의 하나인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의 세상에서 누가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소리를 듣고 뛰어드는 사람들은 항상 막차를 타고 수요자에서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가 있다. 주식에 투자한다면 주식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고 가상화폐 역시 세계동향과 더불어 코인분석 그리고 인간 심리의 변화 등에 철저하고도 민감한 공부가 필요하다. 또한, 나의 굳건한 삶과 돈에 대한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억울해하기보다 점검하고 공부를 할 때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실크로드(Silk Road)는 19세기말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그의 저서 ‘히나’(China) 에서 처음 언급된 용어로 ‘자이덴스트라세(Seidenstrasse)’라 기술했는데, 중역은 ‘사주지로’(絲綢之路)라 했다. 이 비단길 실크로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던 동서교역로이자 동서양을 연결하는 문명의 길이었다. 이 실크로드의 핵심 루트에서 우리 동이족의 불세출의 군웅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고선지 장군이다. 고선지 장군(700년추정-755)은 사진교장을 지낸 고구려의 유장인 고사계의 아들로 태어나 20세에 유격장군이 되었고 그 후 안서부도호, 사진도지병마사, 밀운군공에 봉해졌다. 고선지 장군의 휘하 안서군 3만 명이 주둔했던 안서도호부 쿠차는 천산남로를 지날 때는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요충지였고 고선지가 관할했던 영지와 안서도호부 영역은 당황제의 직할령보다 크고 한반도의 3배나 되는 광활한 지역이었다. ‘정관의 치’를 이루었던 당태종 이세민에게 골칫거리였던 토번(吐蕃-티벳)이 빈번히 침략하고 특히 토번 왕 송찬간포가 끊임없이 당의 변경을 괴롭히자 당태종은 문성공주를 토번왕에게 시집보내 회유하였으나 그래도 침략은 계속되었다. 서역에서 당의 군사력은 토번보다 열세로 개가운(736~741), 전인완(741~742), 부몽영찰(742~747) 등 3인의 절도사가 모두 토번 방어에 실패하자 당현종 이융기는 행영절도사 고선지에게 1만군을 주어 토벌케 했다. 마침내 747년(천보6년) 3월 고선지 장군은 1만 명의 보·기병을 이끌고 안서도호부의 본영 쿠차를 출발, 토번 연운보를 향했다. 747년 3월 1차 서역원정을 시작하여 1만 군마로 장장 100여일에 걸쳐 1500km를 진군하여 72개 군국을 복속시켰다. 특히 이 원정에서 파키스탄 탄구령(4694m)을 지나 55여 일 만에 파미르고원 총령에 도착한 7천 군마는 깎아지른 듯 한 절벽, 매우 좁은 설령빙곡의 외길을 통과했다. 이후 고선지는 11년 동안(740~751) 5차례나 대군을 이끌고 파미르고원, 힌두쿠시, 텐산 산맥을 넘나들면서 원정을 단행했다. 20세기 초 영국의 오렐 스타인은 고선지 장군의 전적지를 직접 답사한 뒤에 한니발과 나폴레옹을 능가하는 역사상 가장 우수한 천재 전략가로 평가했으며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단이 작성한 고선지 장군의 대승을 거둔 첩서는 판관 왕정방에 의해 장안의 대명궁에 있는 당현종에게 보고되었다. 이에 당현종은 개선장군 고선지에게 선양방, 영안방 두 저택을 하사했고 사진(언기. 쿠차. 소륵. 우전)절도사직을 제수했다. 751년 7월말 무렵 동진하던 이슬람 군대와 당의 고선지 군은 오늘날의 카자흐스탄 탈라스 평원에서 맞붙었다. 751년 7월말 탈라스 전투 후 고선지 군이 사라센 연합군에게 패하자 중국의 제지술은 이슬람 세계와 유럽에 까지 전파되었다. 탈라스 전투 패배로 중앙아시아의 헤게모니가 중국에서 아랍으로 옮겨가는 동시에 동서교류사에 큰 궤적을 남겼다. 탈라스 전투의 패배이후 장안으로 돌아와 752년 12월부터 안록산의 반란이 있을 때까지 이곳에서 조용히 생활하였다. 755년 11월 범양·하동·평노절도사 안록산이 동북계 이민족들을 끌어 들여 양국충을 죽일 명분으로 15만 군사로 범양에서 반기를 들었다. 755년 11월 당현종은 안록산의 난을 보고받고 고선지에게 밀운군공과 토적부원수직을 내리고 근정루에서 고선지 장군의 출정을 전송했다. 고선지는 반군의 장안진입을 막기 위해 섬주를 포기하고 동관을 사수해 반군을 막았으나, 결국 이것이 황제에 반역한 명분을 주었다. 동관에서 반란군을 막아냈으나, 토번 정벌 때 고선지를 감시했던 감군 변령성의 모함으로 마침내 참형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755년 12월 환관 변령성이 당현종의 조서를 갖고 오자 급히 나가 예를 갖추고 “내죄가 있다면 원통하다 외쳐라” 하니, 휘하 장졸 모두가 원통하다 하였고 창검으로 땅을 찍으니 지축을 뒤흔들었다. 문명과 역사는 반드시 명멸해간다. 역사는 어제의 오늘이니 바야흐로 언젠가 불시에 남북통일이 되면 실크로드의 동단 종착역은 그 옛날에도 그러했듯이 우리 경주시가 되리라 본다. 아니 되어야 한다. 스타트 플랫폼 경주를 출발해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거쳐 동이족의 고향 바이칼호를 지나고 시베리아 벌판을 횡단할 때 창밖으로 몽환적인 자작나무(白樺樹) 숲을 감상하는 그때를 그려본다. 이에 고선지 장군을 찬미한 두보의 시‘고도총마행(高都護驄馬行)’의 16행 중 첫 행과 마지막 행을 따로 연결해 음미해 본다. 安西都護胡靑驄(안서도호호청총)何由卻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안서도호부의 푸른 총이말 호마여 언제 문 박차고 서역 길 다시 달릴까
최근 경주시 배반동 최치원 선생 독서당에 화재가 발생해 목조 부속건물 1개 동이 전소하는 피해를 입어 화재에 취약한 지역 사찰과 목조건축물 등에 대한 화재예방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학자였던 최치원과 관련한 문화유산은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그의 고향인 경주에는 독서당과 상서장, 숭복사지 등이 남아 있는데 독서당은 조선시대에 국가의 중요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 독서연구기구다. 이번에 소실된 부속 건물은 문화재는 아니지만 자칫 독서당 전체를 화재로 잃을 뻔했다. 천년고도, 북국정토, 성씨의 고향인 경주에는 화재에 취약한 사찰과 중요민속자료를 비롯한 시도민속자료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또한 조선시대 최대 집성촌이었던 양동민속마을은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문화재이며 2010년 7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그동안 관계 기관에서는 경주의 사찰과 목조건축물에 대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화재안전점검과 소방훈련 등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지만 사찰 및 목조건축물 특성상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좀처럼 불길을 잡기 어렵고 대부분 전소되고 마는 피해를 입게 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자연과 사찰, 문화유적지를 찾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5월 19일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해 각 사찰마다 연등을 밝히고 봉축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돼 화재발생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2020년 전국 전통 사찰에서는 총 25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7명이 다치고 약 45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사찰 화재 발생 원인을 보면 부주의가 106건(42.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기적 요인이 67건(26.8%)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도 부처님 오신 날(4월 30일)이 속했던 4월에 9건의 전통 사찰 화재가 발생해 전월대비 발생 건수가 2배 이상 많았다고 한다. 소방청은 사찰의 경우 대다수가 목조 건축물로 화재에 취약하고 산림 주변에 위치해 자칫 대형 산불로 확산될 위험이 큰 만큼 사찰 내 소방용수·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철저히 살피겠다고 했다. 또한 소방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사찰에는 이동식 소방펌프를 준비할 방침이라고 했다. 사찰이나 목조건축물의 화재 원인은 부주의나 전기시설 노후화가 대부분이었다. 관계기관에서는 사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화재예방 홍보를 하는 한편, 목조건축물 내 전기시설이 노후 된 곳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 화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 주력하길 바란다.
봄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어쩌자고, 사월이여, 다시 돌아오는가? 아름다움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끈적하게 움트는 작은 잎들의 붉음만으로는 더 이상 날 달랠 순 없어. 나도 알 만한 것은 다 아니까. 뾰족한 크로커스 꽃 줄기를 바라보는 내 목덜미에 햇살이 뜨겁다. 흙냄새가 나쁘진 않아. 죽음은 없는 듯 보여.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땅밑에서 구더기가 사람의 뇌수를 갉아먹는 것을, 그뿐인가 삶은 그 자체가 아무것도 아닌, 빈 잔이고, 주단 깔지 않은 계단인데. 해마다 언덕 아래로 사월이 백치처럼 주절대며, 꽃을 뿌리며 온다한들 그것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회사에서 누군가 당신 서랍을 뒤지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가령 격의 없이 대하는 부하 직원이나 친한 상사가 허락도 없이 당신 물건을 만진다면 말이다. 기껏 스테이플러 좀 쓴 걸 가지고 뭘 그러냐 싶겠지만 당신은 분명 화가 치밀 것이다.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침범당했기 때문이다. 업무를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을 때 꼭 자신의 책상으로 불러들이는 상사도 있다. 한쪽 다리를 들어 영역 표시하는 개들보다는 세련되고 교양 있어 보이지만 영역 구분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책상을 중심으로 자신과 직급 낮은 상대를 나누는 영역 구분이다. 그러고 보니 “여보, 나 좀 봐요”하는 싸늘한 와이프 목소리는 꼭 안방에서 들러오더라. 문제는 보이지 않는 그 선(線)을 침범했을 때다. 넥타이 맨 짐승은 절대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먹이를 노리는 사자나 호랑이가 으르렁대지 않는 것처럼. 방심의 결과로 숨통을 물려버린 불쌍한 희생양만이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공허하게 말이다. 인간 사회나 〈동물의 왕국〉이나 선은 정확히 겹친다. 바로 각자의 고유한 영역과 그걸 구분하는, 보이지 않는 선에 관한 법칙이라 서다. 간단히 말해 선을 넘지 마란 말이다. 그 반대도 있다. 이 선은 자꾸 넘어야 한다. 서로서로가 자꾸 이어야만 한다. 미국 어느 맥도널드 매장에서 있었던 해프닝이란다. 흰 카디건을 곱게 입은 백인 할머니 한 분이 주문한 햄버거 쟁반을 들고 흑인 젊은이한테 다가간다. “이 자리 비었나요?” 주위엔 빈자리가 많았지만 힙합 모자를 쓴 젊은이는 흔쾌히 앉으시라 했다. 모르는 둘 사이에 선(線)이 이어지는 순간이다. 보이지 않는 그 선을 통해 젊은이는 자신의 여자 친구 이야기가, 할머니는 일요일마다 가는 교회 이야기가 오간다. 환한 웃음, 애정 어린 시선과 따듯해진 마음으로 선은 더욱 선명하고 튼튼해진다. 악수를 교환하고 헤어질 때 서로의 전화번호까지 교환한다. 그런 그들을 흥미롭게 쳐다본 또 다른 손님이 SNS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린다. 사진 밑에 공감과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퍼 나른다. 가게에서도 그들이 앉았던 자리를 ‘공동체 테이블’이라고 이름 붙여줬다. 자꾸 넘나들어 더욱 건강해진 그 선을 기리기 위해.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더라면 이 해프닝은 아마 다른 식으로 해석되었을지 모른다. “징글징글한 코로나19는 보고 있나? 넌 우리 인간들을 자꾸 갈라놓으려 하지만 선으로 다양하게 연결된 우리는 그리 만만하지 않아” 세상에는 절대 끊어지지 않는 선도 있다. 강철보다도, 인장력(引張力)에서 강철보다 더 강한 거미줄보다도 말이다. 아, 질긴 거로는 고래 힘줄도 있는데, 아무튼. 이 선은 그런데 거미줄보다도 가늘다. 아예 눈에 안 보일 정도다. 보이지도 않는데 그 어떤 가위나 칼로도 끊을 수 없다. 그건 바로 원인과 결과 사이에 놓인 선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 속담도 있다. 원인이 있으면 당연히 결과가 있는 법이다. 원인은 있는데 결과가 없을 순 없다. 시간차가 있을 뿐 원인은 반드시 결과로 이어진다. 초대형 컨테이너선(船) 한 대가 수에즈 운하에 좌초하는 바람에 국제 유가가 올랐다. 지중해 어느 배가 우리 동네 주유소에까지 이어진 셈이다. 이걸 아주 효과적으로 정의한 용어가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다. 가령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니까 미국에서 토네이도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로맨틱하게까지 들리지만 매우 과학적이고 상식적인 주장이다.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의 나비는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한다. 이 둘 사이에도 역시 보이지 않은 선이 놓여있었던 모양이다. 요즘 TV를 틀면 인과의 보이지 않는 선을 무시한 정치인 이야기뿐이다. 나쁜 결과로 이어질 게 뻔한 원인을 만드는 데도 왜 하나같이 당당하며 또 보란 듯이 잘 사는 걸까? 화내지 말고 그저 지켜볼 일이다. 그 선이 얼마나 질기고 분명한지는 세월이 증명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 괜히 화내지 말자. 또 새로운 선이 붙을까 두렵다.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와 여러 번 맞싸웠던 적장 가토(加藤淸正)로부터 담판하자는 전갈이 왔다. 스님께서 몸에 작은 계도(戒刀)만을 지니고 적진에 드니 칼과 창을 든 군졸들이 에워싼 살벌한 분위기였다. 그 자리에서 스님과 가토가 이런 문답을 주고 받았다. “귀국에 제일 값진 보물이 뭐요?” “아주 가까이 그 보물이 있소” “그게 뭐요?” “황금 천 근이 걸린 바로 당신의 머리요.” 이보다 훨씬 전 신라 때 박제상 또한 서산대사와 같은 기개를 가진 분이셨다. 『삼국사기』 기록을 중심으로 박제상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본다. 눌지왕이 즉위한 후 왜국과 고구려 두 나라에 볼모로 간 두 동생을 구해오려고 하였다. 신하들이 모두 이 일에 삽량주간(歃良州干)인 박제상을 추천했다. 왕이 그를 불러 간곡하게 청하니 기꺼이 명에 따라 먼저 고구려로 갔다. 고구려 왕을 설득하여 왕자인 복호와 함께 신라로 돌아왔다. 복호가 돌아오자 눌지왕이 기뻐하며 제상의 노고를 위로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두 아우를 좌우의 팔처럼 생각하였는데, 이제 다만 한쪽 팔만을 얻었으니 어찌할 것인가?” 이에 제상이 아뢰었다. “신이 비록 노둔한 재주이나마 이미 몸을 나라에 바쳤사오니, 끝내 왕명을 더럽히지 않겠나이다. 그러나 고구려는 큰 나라이고 그 왕 또한 어진 임금인지라 제가 한마디 말로 깨닫게 할 수 있었사오나, 왜인 같은 경우는 말로 깨우칠 수가 없으니 마땅히 거짓 계략을 써야 왕자님이 돌아오시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곳에 가거든 나라를 배신했다는 이야기를 퍼뜨려서 저들로 하여금 그 소문을 듣게 하소서” 이내 죽음을 각오하고 스스로 맹세하며 처자식도 만나보지 않고 율포(栗浦)에 이르러 배를 띄워 왜국으로 향하였다. 제상의 아내가 그 소식을 듣고 달려와 포구에 이르렀다. 멀어지는 남편이 탄 배를 바라보며 크게 통곡하며 말하였다. “잘 다녀오십시오” 제상이 돌아보고 말했다. “나는 왕명을 받아서 적국에 들어가니 당신은 다시 만날 기약을 하지 마시오” 제상은 곧바로 왜국으로 들어가 마치 본국을 배반하고 온 사람처럼 했으나, 왜왕이 의심하였다. 한편 백제 사람이 앞서 왜에 들어와 왜왕에게 참소하기를 “신라와 고구려가 왕의 나라를 침입하려 모의한다”고 하므로, 왜가 마침내 병사를 보내 신라 국경 밖을 순찰하게 하였다. 때마침 고구려가 침입하고 아울러 왜의 순찰병을 잡아 죽이니, 왜왕은 곧 백제 사람의 말이 사실이라고 여겼다. 더구나 신라왕이 미사흔과 제상의 집안사람들을 가두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제상이 정말 신라를 배반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에 왜는 군사를 내 장차 신라를 습격하기로 하고, 제상과 미사흔을 장군으로 삼아 길잡이가 되게 하였다. 일행이 바다 가운데 섬에 이르자 왜의 여러 장수들이 은밀히 의논하기를 ‘신라를 멸망시킨 다음에 제상과 미사흔의 처자식을 잡아 돌아오자’고 하였다. 제상이 그것을 알아차리고 미사흔과 더불어 배를 타고 노닐면서 마치 물고기와 오리를 잡는 것처럼 하였다. 왜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아무 생각도 없구나!’라고 생각하여 기뻐하였다. 이윽고 제상이 미사흔을 권해 몰래 본국으로 돌아가라 하였다. “제가 장군님 받들기를 아버지처럼 하는데 어찌 혼자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만약 두 사람이 함께 출발했다가는 계획을 이루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미사흔은 제상의 목을 끌어안고 울면서 작별하고는 신라를 향해 돌아갔다. 이튿날 제상은 뱃놀이로 피곤하다면서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왜인들은 미사흔이 도망한 것을 알고, 제상을 결박하였다. 그리고는 배를 달려 추격했으나 때마침 안개가 자욱하여 시야가 미치지 못하였다. 제상을 왜왕이 있는 곳에 되돌려 보내니, 왜왕은 그를 목도로 귀양보냈다가 얼마 되지 않아 사람을 시켜 장작불로 전신을 태운 다음에 칼로 베었다. 왕이 그 소식을 듣고 애통해하여 박제상을 대아찬으로 추증하고 그 가족에게 후하게 상을 내렸다. 그리고 미사흔으로 하여금 제상의 둘째 딸을 아내로 삼게 하여 그 은혜에 보답하였다. 왕은 처음 미사흔이 돌아올 때 6부에 명해 멀리 나가 맞이하게 하고, 만나게 되자 손을 붙잡고 서로 울었다. 형제를 모아 술자리를 마련하고 매우 즐기다가 왕이 몸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그 기쁜 뜻을 펴 보였으니, 오늘날 향악(鄕樂)의 우식곡(憂息曲)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