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이 쨍쨍하다. 들녘을 황금빛으로 황칠해 놓은 나락 여물린 논두렁으로 덩달아 신바람이 난 메뚜기 떼들, 흥타령으로 폴짝이는 상차림이 온통 출렁이는 곡간이다.하늘 땅 드높게 치솟는 천년왕국 부활을 돋을새김 하는 후손들의 잔치 한마당, 신라문화제와 맞물려 치러진 충담재 행사가 2000년도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 된 신라왕경유적지구 첨성대 옆 잔디밭에서 가을나들이 환하게 매겨졌다.<안민가>임금은 아비요신하는 사랑하는 어머니요백성은 어린아이라 한다면백성은 사랑을 알 것입니다.꾸물거리며 살아가는(배가 큰) 중생들이들을 먹여 다스려‘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갈까’ 할 때나라가 유지됨을 알 것입니다.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한다면나라가 태평할 것입니다.(이임수 해독) 삼국유사 신라본기 권 제 2 신라 35대 경덕왕(742-765년) 충담사 문헌을 쫓아가면 향가(사뇌가) ‘안민가’ ‘찬기파랑가’ 두 편을 보배롭게 점지해 준 충담스님 이야기가 혜안(慧眼) 밝게 덕스럽다. 삼월 삼짇날과 구월 구일 중양절 신라성지 남산 삼화령 미륵세존께 차공양(茶供養)을 헌다(獻茶)로 꽃피우신 고승 충담스님. 경덕왕이 삼월 초사흗날 신라궁궐 월성 서편 귀정문 누상(樓上)에 오르셔서 영험 있는 스님을 모셔오라 신하들에게 이르자, 거리를 지나가던 고급 의상에 풍채 늠름한 스님을 모셔오자 내가 원하는 스님이 아니라고 물리쳤다. 그때 저 쪽 남산자락에서 남루한 장삼차림새로 다구(茶具) 앵통(櫻筒:앵두나무 통)을 메고 내려오는 스님을 보자 기쁘게 맞이하며 이름을 물으니 충담(忠談)이라 했다. 남산 삼화령 미륵세존께 올리듯 정성으로 달인 향기로운 차 한 잔 공손히 대접받은 경덕왕은, 충담스님 지은 향가 ‘찬기파랑가’ 공덕을 찬양하며 백성을 편안히 다스리는 사뇌가 한 편 지어 달라 청했다. 왕의 뜻을 짐작하고 탄생된 충담스님 ‘안민가’ 신라적 노랫가락은 천년세월 찬미하는 향가로 후손들 가슴에 다 함 없는 숨결인 양 찬란하다. 선인의 귀한 뜻을 기리며 받드는 충담재 찻자리 행사는 (사)신라문화원(진병길원장) 주최로 연년이 찻물 그윽하게 이어져, 신라향기 맡으러 오는 전국 차인(茶人)들과 관광객 더블어, 색·향·미 찻물마저도 베풀고 나누는 차향 품은 신라적 축제로 그윽하다. 경덕왕이 충담사의 지혜로운 덕스러움에 감복해 왕사(王師)를 봉했으나 기어이 손사래 친 청렴한 스님의 본분, 그 사명감 올 곧게 ‘임금은 임금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의미심장(意味深長)한 ‘안민가’는 탄생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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