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나라어린이집이 개학을 불과 며칠 앞두고 갑자기 무단 휴업해 교사, 학부모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99년 성건동 340-4 대진빌딩 2층에 개원한 파란나라어린이집은 2003년도 신학기 어린이 130명을 이미 등록 받은 상태로 개학을 코앞에 둔 지난 18일 갑자기 폐업하겠다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에게 통보해 말썽이 발단했다. 이에 대해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이미 대부분의 어린이집들이 모집을 끝낸 상황에서 어린이집이 폐업하겠다는 것은 어린이들의 장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며 집단행동은 물론 피해보상, 고소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자 어린이집측은 폐업을 ‘장소이전’으로 입장을 바꾸고 사장 임모씨 소유의 인왕동 창고(구 인왕도가 자리)에 이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교육환경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창고로의 이전에 대해 학부모들이 동의하지 않자 무단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어린이집 서모 교사에 따르면 “파란나라어린이집은 124명 정원규모로 인가 받아 지난해에는 146명, 올해는 130명을 입학시키는 등 계속 입학정원을 초과하는 불법을 자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영진이 2003년 신입생 130명의 어린이들을 정원 초과해 모집해 놓은 상태에서 모 대기업 대리점의 임대제의에 많은 어린이들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파렴치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 어린이집은 현재 모 대기업이 임대해 내부수리에 들어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입학금과 원복비 등의 환불을 요구하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최소 1년 동안만이라도 어린이집을 정상 운영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입학금과 각종 교육활동비, 아이들 교육에 미치는 손실 등 기타 보상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어린이집 사장 임모씨가 학부모들의 동의 없이 원생들을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입시킨다는 이유로 학부모들과 원생들의 인적 사항이 기재돼 있는 개인정보를 다른 어린이집으로 보낸 사실이 밝혀져 학부모들의 반발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 경영진 주장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어린이집측 임모씨는 "경영손실로 인해 인왕동으로 이전을 추진했으나 교사들이 학부모들을 선동, 20일 어린이집을 찾아와 이전 반대시위를 했다"고 말하고 "폐업할 생각은 없었고 이전만 계획했지만 어린이들이 수업하고 있는 교실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봄방학을 하게 됐다"며 현 사태의 원인을 경영손실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정원을 초과해 원생들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경주의 대부분 어린이집이 정원을 초과하는 것은 통상관례이며 별다른 행정 조치도 없다"고 말해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의 맹점을 드러냈다. 또한 학부모들의 요구에 대해 “요구가 정당하다면 보상을 해줄 계획이지만 입학금과 원복비 등은 보상해 줄 계획이다 없다"고 말하고 "폐업할 계획이다"고 잘라 말하고 "일부 학부모들이 보상금을 노리고 반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일부 다른 어린이집 입학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어린들에 한해서만 다른 어린이집으로 보내기 위해 자료를 주었다"며 "경주 대부분의 어린이집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본원이 폐업해 입학을 원하는 어린이들이 있다면 오히려 잘됐고 어린이들이 갈 곳은 많이 있다"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의 주장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경영진이 이미 지난 19일 학부들에게 봄방학을 통보할 것을 교사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하고 또 "교육환경이 좋은 장소에서 어린이들을 모집해 놓고 학부모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어린이집을 인왕동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학부모들을 우롱하는 처사다”고 주장하며 "정원이 124명인데 작년은 140여명을 불법으로 등록 받아 운영하면서 손해를 입고 있다는 사장의 주장은 신빙성을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최모(38 남 황남동)씨는 "파란나라어린이집에 보냈던 것은 시내에 위치하고 있고 리틀콤럼버스와 연계돼 있는 등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서인데 사전 논의 없이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인왕동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우리를 기만하는 사기행각”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또 “경영진이 갑자기 봄방학을 하고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등 학부모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했다”고 말했다. 당초 학부모들의 주장은 이전 없이 1년 정도만 현 위치에서 정상 운영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미 다른 용도의 사무실로 임대, 공사에 들어감에 따라 입학당시의 입학금과 원복비 등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학부모들은 이로 인한 피해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고 주장한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학부모 김모(35 여 성건동)씨는 “요즘 출근도 못하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다른 어린이집이라도 보내고 싶어도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정원이 이미 찬 상태여서 옮길 어린이집을 찾지 못하고 있고 이전을 한다 해도 그곳의 교육 수준이나 교육 환경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쉽게 선택하기가 어렵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학부모들은 말한다. 또 이전에 따른 약 80만원 정도의 입학금과 원복비, 교재비 등을 한꺼번에 해결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 향후 전망 130여명의 원생 중 신입생 40여명은 입학금과 원복비를 전액 환불 받았지만 지난해에도 다녔던 재원생들의 경우 입학금과 원복비를 환불 받지 못한 상태이며 어린이집측도 환불의사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 책임규명에 따라 다툼의 소지가 남아있고, 학부모들이 법적대응을 할 경우 문제는 많이 복잡해 질것으로 보인다. 현행 민간어린이집의 관리규정에 따르면 시 관계 부서에 신고로 설립이 가능하고 폐업을 할 경우 3개월 전에 폐업 사유와 원생들에 대한 향후 조치 계획을 첨부해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정상 운영이 최선이겠지만 무단 폐업이 사실로 확인되면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모집을 마감한 상황에서 오갈 데 없는 어린이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와 교사들의 문제, 규정을 무시하고 정원을 초과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는 어린이집의 행태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지도 감독이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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