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침 꼴깍꼴깍 넘어가게 하는 군고구마 냄새 가득한 비좁은 강의실에서는 20여명의 어린 눈망울들이 한지공예를 강의하는 선생님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행여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낯설은 손님에게 눈길한번 주지 않던 아이들은 선생님 말씀 따라숨죽여 만든 공예품이 완성되자마자 고구마 타는 난로가로 우루루 모여들었다.
신라문화동인회가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향토문화를 바르게 알리기위해 개설한 `경주어린이 향토학교` 4일째 수업이 진행되고 있던 16일 오전 신라문화동인회 교육관.
이날 강의는 조상님들이 만들어 사용한 것을 주제로 짚과 한지를 이용한 생활용품 만들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난로위에 얹은 군고구마는 `전통음식 만들어먹기`였다.
이미 3일동안 매일 4시간씩 우리고장의 역사, 흙으로 빗기, 남산 답사등을 하며 함께시간을 보낸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가족`이 되어 있었다.
방학전 학교에서 나눠준 유인물을 보고 `향토학교`를 알게됐다는 박솔잎(흥무초등 6)양은 “강의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춥다고 방안에서 빈둥거리고 놀았을 것”이라면서 “우리것을 제대로 알게돼서 좋고, 무엇보다 재미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지공예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난로위에 놓여있던 고구마 뒤집기에 열중하고 있던 신라문화동인회 회원 김윤근(경주공고 교사)씨는 “신라문화동인회가 내고장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개설한 향토학교의 가장 큰 자랑은 교육비를 받지 않고, 수료한 어린이 전원에게 분야별로 나눠 푸짐한 상장과 상품을 주는것”이라며 “아이들이 이런 강의를 통해 우리고장을 제대로 알게되고, 조상님들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것을 보면 말로 표현할수 없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윤근씨는 또한“답사할 때 관광버스를 무료로 제공해준 신라관광 김상유 대표를 비롯해 무료로 강의를 해주는 회원, 매일 간식을 지원해 주는 회원등 수많은 고마운 분들을 꼭 소개해달라”고 말하기도했다.
어린이향토학교는 17일 팽이돌리기 재기차기에 이어 연을 만들어 날렸고, 마지막날인 18일에는 `할매 할배는 잔치날 무얼 잡수시고 어떻게 놀았을까`를 주제로 우리음식, 우리놀이, 우리소리가 어우러진 한바탕 잔치를 끝으로 아쉬운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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