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굿패 얼지기
동천동 황성약국 부근에는 흥겨운 우리 가락을 배우고 함께 장단을 맞출 수 있는 ‘얼지기’만의 작고 소중한 공간이 있어서 소개하려한다.
우리의 얼을 찾고 이어가고 싶은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얼지기는 경주에서 활동하는 풍물패중 가장 젊은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풍물놀이 혹은 풍물굿 이라하며 꽹과리, 장고, 북, 징의 네 가지 악기(사물)와 나발, 태평소, 소고(버꾸라고도 함) 등의 악기를 기본 구성으로 하여 악기 연주와 몸동작 그리고 진을 구성하며 하는 놀이와 연희를 모두 가리킨다. 가장 대표적인 풍물놀이 또는 풍물굿은 예전에 농촌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하던 마당놀이를 말한다.
얼지기는 이렇게 태어 났어요.
1998년 ‘경주민주청년회’ 내 동아리중 하나로 출발한 얼지기는 1997년 IMF 한파로 인해 실업자들이 많아지던 시기에 실업자 자녀 및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황성동 무료공부방을 운영하면서부터 지역주민들의 풍물문화적 욕구에 부응하기위해 결성 됐다.
창단초기에 지역주민들과 청년들이 많은 관심과 참여로 시작 했지만 제대로 된 연습공간을 마련하고 짜임새 있는 모임구조와 내용을 마련해 나가는데 까지 몇 년의 세월이 흘려야만 했다.
2001년 초부터 호남파도 임실필봉굿을 2년간 전수를 받으면서 4번의 강습과 수차례의 찬조공연을 해오다가 2003년 3월에 이르러서는 얼지기 주최로 경주지역 학생, 노동자, 청년등의 7개 풍물패들을 조직하여 관광객이 많은 벚꽃놀이기간에 제1회 우리소리한마당을 개최하여 호남좌도 필봉굿 시연을 보이기도 했다.
새해 복을 빌어주는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10월에는 정기공연 그 외 경로잔치 및 길놀이 등 많은 공연을 하고 있다.
얼지기와 함께 하는 사람들
김정호(현곡,44세)씨는 얼지기를 이끌어가는 패장으로써 여러 악기를 다루며 대금도 멋지게 연주한다. 한글학교의 어르신들께 풍물을 가르쳐 주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풍물을 전달하고 있으며, 전국기능대회 세공분야에서 수상하기도 한 손재주꾼이다.
얼지기의 사무장을 맡아 일하고 있으며 현대호텔 조리사로 북을친지 5년째라고 하는 김현상 (41세)씨는 얼지기의 또다른 재주꾼이다.
얼지기와 인연이 되어 상쇠를 7년째하고 있다는 강선래(36세)씨는 방과후 공부방 교사를 하며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풍물단강습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총각이다.
그에게는 작은 소망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경주시내 풍물패들이 모두모여 마당을 펼쳐놓고 하루 종일 시민들과 함께 장단아 맞춰 어깨춤도 추고, 동동주를 나눠 마시며 힘든 일상을 잠시라도 잊을수 있게 할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는 강씨는 우리가락이 있어 좋고 함께 할수 있는 이들이 좋아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듯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부부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이동철 & 박미애씨는 얼지기를 통해서 만나 한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가장 연장자라고 하는 권복구(48세)씨는 북을 6년째 치고 있으며 힐튼호텔 아트담당자이고 다재다능한 손재주꾼이라 손이 닿는 곳은 모두다 예술이 된다고 한다.
일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김종찬 & 권경옥 부부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까지 함께 동참을 하고 있으며 화목한 가정을 살짜기 엿볼수 있었다.
강습회와 정기공연
매년 봄에 정기 강습회를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올해도 5월13일부터 주2회(수,금) 저녁7시부터 강습을 하고 있고 두달간 이어진다.
올 10월에 있을 6회 정기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함께 나누고 싶고, 관심 있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나 참여 하면 된다.(문의-011 526 5581)
회원들 대부분은 직업을 가진 직장인들이며 주부와 아이들까지 포함 현재는 20명 정도가 취미활동으로 풍물굿패를 만들어가고 있다.
얼지기는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제각기 일을 마치고 저녁시간이면 함께 모여 하루의 스트레스를 사물놀이 한판으로 싹 날려 버릴수 있어 좋다.
풍물을 하는 사람들은 악한 사람이이 없고, 자기기분대로 치는게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박을 맞추다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신나고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할수 있어 너무 좋다.
처음도 그랬지만 회원들의 회비와 공연 수익금으로만 공간을 운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더 자유롭고 더 넓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문화예술 분야인 풍물굿을 통해 공동체를 중시여기고 서로의 작은 마음들이 모여 큰마음이 되어 희망을 찾으려는 풍물패가 되기 위해 우리 얼지기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