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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집사’를 아세요?… 꽃보다 예쁜 잎 가진 희귀식물 매력에 풍덩

희귀식물 보며 위안도 얻고 재테크도 하고… 희소성으로 인기 치솟아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violetta22@naver.com1520호입력 : 2022년 01월 06일
↑↑ 경주 문단의 총아기도 한 최윤정 대표는 문인으로 살면서 식물카페도 열어 누구보다 일찍 희귀식물을 접했던 이다.

‘식집사’를 아시는지.
식물과 집사의 합성어로 반려식물을 키우며 기쁨을 찾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집사 같은 자세로 반려식물 시중을 든다는 의미로 코로나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고 ‘코로나 블루’가 일상을 힘겹게 하면서 식물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처럼 식물을 돌보고 가꾸는 반려식물이 등장한 것인데,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자연 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 실내 곳곳을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식물(plant), 인테리어(interior))’의 인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이 트렌드는 이제 일상적 현상이 됐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식물업계에서 재테크 대상으로까지 번진 이른바 희귀식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짭짤한 부수입을 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식물의 가격 기준은 단연코 희소성과 아름다움이다. 희귀식물 ‘레어템(희소한 아이템)’으로 소문나면 금세 팔려나간다. 경주에서도 유일하게 희귀식물을 키우면서 용황동에 식물카페를 연 선두주자가 있다. 식물카페 ‘아단소니’의 최윤정 대표가 그 주인공.

최윤정 대표는 2010년 대구매일 신춘문예에 최연소 당선자로 등단(당시 32세)한 경주 문단의 총아기도 하다. 지난 2일, 천부적인 문재를 지닌 문인으로 살면서 식물카페도 열어 누구보다 일찍 희귀식물을 접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린그린’한 식물의 세계에 ‘풍덩’ 홀릭했던 시간이라 올 한해를 더욱 푸르게 각색해줄 것 같았다.

↑↑ 식물카페 ‘아단소니’는 경주에서 유일하게 희귀식물을 키우고 판매하는 곳이다.

-경주서 희귀식물 카페를 겸하는 공간으로는 처음...희귀식물은 검역단계에서 차단되는 수입 금지품목이라 더욱 가치 높아

도심 속에서 만나는 색다른 이색 공간인 이곳에 커피 마시러 왔다가 ‘풀멍(풀을 멍하게 쳐다보며 휴식하는 것)’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주로 울산, 부산, 대구 등 인근 도시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 오후 네 시경까지는 손님들이 북적이다가 오후 다섯시경 부터는 다음날 팔 것, 다음 달 팔 것, 내년에 팔 것 등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같은 업종은 서울 경기권에는 있으나 충청 이남으로는 거의 없는 편이어서 이곳이 중간 지점 역할을 해 전국구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전에는 희귀식물을 파는 꽃집으로 장사하는 집들이 있었으나 카페를 겸하는 공간으로는 저희가 처음이었죠. 굳이 식물을 사지 않더라도 사진으로만 봤던 식물들을 보고 직접 볼 수 있어 편안하게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면서 감상하시곤 해요. 커피를 마시면서 이 공간에 머물 수 있고 구매 가능한 식물이 눈에 들어오면 구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취미생활을 하다가 저처럼 생업으로도 연결되기도 해요”

최 대표는 20년 전인 2000년 초반부터 집에서 일반 관엽식물을 키우다가 SNS에서 식물을 좋아하는 동호회 활동을 활발히 펼치면서 모르는 식물이 거의 없게 됐다고 한다. 당시 지역에선 다육식물이 거의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 고가의 희귀 다육들을 멕시코 등지에서 소량 수입해서 팔기도 했다. 찾는 이에 비해 수입하는 이가 없어 사진으로만 봐온 이들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니 반응이 뜨거웠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우연하게, 일반 화초보다는 고가였던 식물을 알게 되었으나 당시 사람들은 희귀식물의 가치를 모를 때였다.

↑↑ 작은 잎들이지만 무늬가 아름다워 몸값이 높은 희귀식물들.

“최근 4~5년부터 조금씩 매니아 층이 형성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3년 전부터 희귀식물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코로나 직전, 혼자 집에서 키우고 조금씩 사고 팔았어요. 마치 중고물품 거래하듯요. 그때는 이 시장 자체가 그런 분위기였어요”

희귀식물은 ‘바나나 선충병’이 있는 식물군으로 검역단계에서 차단되는 수입 금지품목으로 이제는 수입할 수 없다. 금지품목 이전에 들여와 서로 사고팔던 식물들이 번식돼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수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치는 오르고 수요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월에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바리에가타’의 한 마디(잎 한 장)를 45만원에 판매했는데 지금은 8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요. 딱히 권장가가 정해진 것은 없으나 자연스런 시장 경제 흐름에 따라 가격이 정해집니다. 초창기엔 가격 변동의 폭이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당시 가격과는 큰 차이가 있는 품목도 있구요.

↑↑ 다양한 종을 보유하고 있는 까페 ‘아단소니’.

-돌연변이로 생긴 하얀색 무늬가 특징인 몬스테라 ‘알보’가 가장 인기...잎 한 장 당 8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한 포기 완전체가 1500만원에 거래되기도

에피프레넘, 라피도프라, 필로덴드론, 몬스테라 등 종은 무척 다양하다. 종마다 가장 고가의 식물이 있기 마련인데, 몬스테라 중에서는 ‘알보’가 가장 인기 있다. 큰 잎에 구멍이 나거나 갈라져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는 열대성 관엽식물인 몬스테라 알보는 잎 한 장 당 8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원래 몬스테라는 초록잎이 정상이지만 돌연변이로 생긴 하얀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흰 무늬가 많을수록 비싸지만 흰색 부분이 너무 많으면 가치가 떨어진다. 흰색부분은 자체 광합성이 되지 않아 초록색의 광합성으로 흰색부분의 생장을 유지시키기 때문에 흰 부분이 너무 많아지면 결국은 까맣게 녹아서 잎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 결국 가치가 떨어지므로 흰색과 초록색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가격유지가 된다.

최근 희귀식물을 찾는 수요가 폭증해 알보의 경우, 두 배로 올랐고 다른 식물들은 코로나 초기 갑자기 폭등했다가 너무 많은 이들이 키우고 잘 자라서 되팔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유일하게 알보만 아름다운 무늬 때문에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 한 포기 완전체가 1500만원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곳은 특히 알보가 많기로 유명하다. 종류나 가격대가 다양한 것은 물론, 하프(반반) 무늬, 산반(무늬가 흩어진듯한)무늬 등 무늬가 약하거나 좋은 다양한 종류와 작고 큰 알보로 가득하다. 알보는 관엽의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로 관엽의 여왕이다. 초창기부터 1위였고 지금도 1위로, 부동의 1위다.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바리에가타는 좋은 잎 한 장에 80만원 정도다. 봐서 예쁘면 비싸다. 독보적으로 아름다우면 한 장 당 150만원 정도라고.

“식물이 하는 일을 사람이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무늬를 낼지는 식물의 마음인거죠. 알보가 가격이 오르고 유지되는 이유는 번식을 해서 열 개로 만들어도 각기 다르게 자란다는 겁니다. 항상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키우다가 무늬가 좋지 않으면 되팔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무늬를 내며 자라주면 너무 행복한거죠. 그래서 ‘식멍’이라고도 해요. 예쁜 무늬를 가진 잎을 바라만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거죠. 하하”


-한 두 종 키우다보면 자연스레 커뮤니티 형성되고 상호 교환 통해 종 늘리다보면 자신에 맞는 종 알게 돼

“초보자들에게는 굉장히 무난하고 착한 식물인 필로덴드론 종을 권하고 싶어요. 이 종은 잘 키우든, 못 키우든 버티는 애들이라 첫 도전에 적합하니까요. 키우기 쉽고 가격이 높지 않고 예뻐서 키우는 재미도 있고 사고팔기도 쉬운 종입니다”

한 두 종 키우다보면 자연스레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새로운 식물을 알게 되면서 상호 교환도 하고 종을 늘리고 키우다보면 자신에 맞는 종을 알게 된다고 한다.

이 식물의 최적의 조건은 환경적 영향 보다는 종 자체의 모체가 얼마나 훌륭한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아름다운 모체에서 커팅된 개체는 다음에도 아름다울 확률이 높은 것이다. 좀 더 아름다운 무늬를 내기 위한 인위적 장치들이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질소 성분이 많은 비료는 엽록소 활동을 돕기 때문에 알보의 경우 하얀 무늬가 적절한 것이 아름다우므로 질소 비료는 주지 않아야 하는데 흰 잎이 지나치게 많아 생장이 위험하면 질소 비료를 투여해 초록의 비율을 늘리기도 한다. 또 잎의 성장을 돕는 식물생장등으로 보완하기도 한다.


-이곳 찾는 손님의 99% 정도는 타지역인, 3월에는 현곡면에 본점 이전해 오픈하고 지금 이곳은 분점으로 운영

거의 모든 종을 가지고 있는 이곳에는 몬스테라, 에피프레넘, 라피도포라, 일반관엽, 안스리움, 베고니아, 칼라데아 등을 구비하고 있다. 이들의 잎 한 장당 가격 폭은 넓다. 10만원 이하에서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카페를 오픈 한 지 1년 반인 이곳을 찾는 손님의 99% 정도는 타지역인이다.

“경주 사람은 1% 정도인데 그나마 막 입문한 제 지인들이죠. 경주에서는 저와 무관하게 희귀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몇 사람 밖에 없어요. 일 년 키우면 잎이 열장이 되니 가격이 유지된다고 봤을 때 큰 이득이죠. 물론 처음 구입할때는 다소 고가라서 도전하기를 망설이지만 수입과 연계된 취미생활을 즐기는 측면에서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봐요. 저도 그렇게 시작했고요. 이렇게 본격적으로 장사할 생각은 없었어요. 올 3월에는 현곡면에 본점인 이곳을 이전해 오픈하고 지금 이곳은 분점으로 운영하기로 했어요”

-“고가의 식물이므로 구매자가 키우다가 당황스러운 일은 저희도 만들지 않습니다”
문인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그녀에겐 식물이 곧 훌륭한 글감이 되곤 한다.

그녀는 “이건 일이고 시는 시였는데 요즘은 자연스레 창작활동과 연계되더라구요. 새 잎을 내고 다양한 모습으로 번식하는 것을 보고 생명에 대한 시상을 옮겨 시로 표현해보았죠”라고 했다.

“지금 당장 식물초보자가 취미생활도 하고 재테크도 하겠다면 사전에 온라인으로 공부하거나 저희 가게 등에 직접 오셔서 정보를 얻으면 됩니다. 구매시 기본적으로 고를 수 있는 식물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판매하고 분갈이에 서툰 이들에게는 분갈이까지 해드립니다. 사후 케어까지 진단해 드리고 자세한 생장에 도움 될 수 있는 세세한 방안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판매한 식물들은 끝까지 책임지려 합니다”

무늬 종의 경우 무늬가 그 식물의 가치와 금전적인 수준을 결정하므로 양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식물은 애초에 팔지 않는다고 한다. “고가의 식물이므로 구매자가 키우다가 당황스러운 일은 저희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서 문제가 있을만한 식물은 팔지 않고 좋은 무늬가 나올 것 같은 식물만 팔고 있습니다. 교환의 책임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거죠”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violetta22@naver.com1520호입력 : 2022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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