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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부락에서 마을의 새로운 지평 확장되는 율동 ‘도초(道草)마을’

“집 안에서 경주시내 훤하게 내려다보이죠”, 녹색 물결 속 신거주지로 각광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503호입력 : 2021년 09월 02일
↑↑ 큰 산 자락에 울긋불긋 새로운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율동 도초(道草)마을의 원경이 아름답다.

마을 입구에서 쭉 뻗은 도로를 따라 바라보는 마을 원경은 아름다웠다. 큰 산 자락에 울긋불긋 새로운 주택들이 들어서 있고 한참 무르익고 있는 너른 평야의 벼들은 녹색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산과 들판이 맞닿아있는 그 사이에 집들이 들어서 있는 형상이다. 바로 도초(道草)마을이다.

↑↑ 마을 입구 즈음의 도초마을 원래 골목.

도초마을은 경주톨게이트 맞은편에서 서남산을 마주 바라보는 마을로 삼릉이 지척이다. 경주 시내서 10여 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비교적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선지 마을의 규모나 위상에 비해 덜 알려진 마을이었다. 그러나 수 년전 부터는 빠르게 변화하며 신풍속도가 이뤄지고 있는 마을이다. 신라때부터 자연부락이었던 도초마을을 오른쪽으로 끼고 조금 거닐다 보면 시원하게 탁트인 전경과 형산강 물줄기가 나온다. 물줄기를 따라 예부터 이곳 도초마을 원주민들은 논농사를 주로 지으며 토마토 재배 등 복합영농도 하고 있다. 이 마을은 다른 농촌과는 달리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예전 약 100호 정도 가구에서 지금은 140여 호로 늘어났다고 했다.


최근 신축펜션이 유난히 많이 들어서 있는 편이고 농촌 마을임에도 규모가 제법 큰 카페도 두 군데였다. 여느 시골마을처럼 크지 않은 집들이 옹기종기 연이어 있는 것이 아니라 널찍널찍하고 길쭉하게 집들이 배치돼 있어 마을의 규모가 더욱 확장돼 보인다. 마치 평야 같이 트인 넓은 경작지 따라 주택들이 조성돼 있는 듯 했다.

↑↑ 원주민들 집들.

-도초(道草)...경주에서 남으로 길을 나오면 풀 있는 곳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해 명명

율동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도초(道草) 마을은 신라시대 경주에서 남으로 길을 따라 나오면 풀이 있는 곳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해 명명됐다고 한다. 또 ‘경주풍물지리지’에 따르면 마을이 산의 베개와 같은 모양이라 하여 ‘뒷침이마을’로 불리다가 조선 초기부터 ‘뒷초(草)’로 고쳐 불렀으며 일제강점기 ‘도초’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고도 한다.

현재 선두길, 도초길 이라는 도로명으로 구성돼 있는 이 마을에는 원주민들의 집들과 함께 띄엄띄엄 신주택들이 조성돼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한편, 택지를 조성해두고 분양을 하는 곳도 여럿 보였다.

↑↑ 양철을 덧댄 지붕의 정미소는 100년도 넘었다고 한다.

-100년도 넘은 정미소 올해 초 영업 정지, 50년은 족히 넘은 구판장도 역시 올해 초까지 운영

마을 한복판 즈음, 주택들 사이로 붉은 양철집이 눈길을 끌었다. 양철을 덧대어 지붕을 덕지덕지 이어놓은 정미소가 칠이 벗겨져 더욱 세월의 더께를 더하고 있었는데 정미소 바로 옆에는 역시 오래돼 보이는 마을 구판장이 있었다. 구판장 앞에는 팔다 남은 듯한 막걸리 병들이 상자에 쌓여 있었다. 그 바로 앞 정자에서 한 어르신이 오후 한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미소의 상호를 묻자 ‘이름도 성도 없이 운영’됐다고 한다.

“마을 입구 쪽 ‘황남정미소’라는 곳은 생긴지 3년여 째입니다. 우리마을은 곡창지대라 정미소의 역할이 크고 규모도 크게 지었지요. 그리고 이 정미소는 100년도 넘은 정미소라고 알고 있어요. 모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탕탕’거리는 구식 기계로 작업하는 정미소였어요. 미질이 다소 떨어지긴 했어도 오랫동안 이 마을 사람들이 애용했던 정미소지요 ”

그런데 안타까운 이야기가 곧 들려왔다.

“올해 초 영업을 정지했어. 주인이 팔려고 내놓은 상태지요. 마을 입구에 새로 생긴 정미소도 있고 재래식 기계여서 운영이 잘 안됐거든”

 
↑↑ 올해 초까지 운영됐던 50년 구판장.

한편, 정미소 바로 옆에 위치한 구판장도 문을 닫았는데 이곳 역시 올해 초까지 운영됐다고 한다.

“이 구판장도 50년은 족히 넘었어요. 구판장에서 막걸리 사서 이곳 정자에서 마시며 쉬고 이야기 나눴지. 이제 문을 닫았으니 많이 아쉽지요”

↑↑ ‘카페 바나’ 내부.

-이런 느끼함 그리웠다. 시카고 피자 & 아이스아메리카노... ‘카페 바나’

마을 중간쯤에 이제는 허름해진 버스승강장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마을 깊숙히 안쪽으로는 서남산이 더욱 가까이 위치한다. 이곳에는 새로 지은 건축군들이 우뚝한데 가장 앞쪽에는 개업한 지 1년 반 정도 되는 ‘카페 바나(27, 조윤형 대표)’가 마을의 지형을 바꾼듯했다. 이곳의 주인장은 오랜 기간 탄탄한 준비 과정을 거친 청년 창업주였다. 직접 만든 도마와 플레이팅 나무접시들도 카페 한쪽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농촌 들판 한 가운데 위치한 카페인데도 손님이 많은 편이었던 이 카페가 다소 신기했다. 우리는 치즈가 듬뿍 들어간 ‘시카고 피자’와 시원한 커피를 주문했다.

“우리 가게에는 우연히 마을을 지나다 들르시고 조용해선지 단골손님들이 많아요. 현곡면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시내권에서도 많이 오세요. 지난해보다 평일 손님 비중이 많아지고 있구요. 일부러 이곳까지 오시는 것이 감사해서 쿠키 등은 단가를 낮추고 인건비는 거의 남기지 않고 저렴하게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 스물한 살부터 베이킹(baking) 일과 펍 (pub) 등에서 일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어요. 브런치 카페만도 세군데서 메인으로 일하고 핵심 제빵사로도 일한 경력이 있어요. 원래 제 목표가 이런 일이었거든요”

↑↑ ‘카페 바나’ 조윤형 대표.

그녀는 “마을 반장님이 이곳에 정착하라고 개업 때 화분도 사주시고 개인적인 정기모임도 여기서 가지셨어요. 또 주민들은 손님이라도 오시면 저희 카페를 이용해주시죠. 그런 마음들이 감사해서 저도 커피 한잔씩 드리곤 해요. 요즘은 자주 땀 식히러 들르시기도 합니다” “저희집 근처 잡초도 베어 주시고 정원에 심어둔 나무와 꽃들도 주민들의 정원에 있는 꽃들을 나눠주시며 ‘손님들도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하세요”라고 하면서 정원 한쪽의 그네도 주민 한 사람이 쓸모가 없다고 기증해 준 것이라 귀띔했다. 마을 주민들에 잘 스며들어 공존하는 그녀가 참 예뻤다. 마을을 빛나게 하는 활력소였다.

이 카페 뒷동에는 펜션이 나란히 들어서있고 각 동마다 주인이 다른 시스템이어서 각각의 운영을 하고 있었다. 이미 주중에도 ‘만실’일만큼 성업중이라고 한다. 펜션에서 하룻밤 묵으며 바로 앞 카페에서 커피와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수 있으니 여행객들의 환영을 받을만했다.

↑↑ ‘카페 도초’ 전경.

-‘카페 도초(道草)’...브런치& 간편한 식사 곁들인 커피 한 잔 즐기기 좋은 공간// 카페 인근 주택들에선 거실서 경주시내 환하게 내려다보이는 최고 전망

이 마을 가장 높은 곳으로 보이는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2층으로 구성된 ‘카페 도초(이유형 대표)’가 지난 7월 개업했다. 카페에서 내려다보면 마을과 시내권역이 한 눈에 시원스레 펼쳐진다. 초록초록한 들판의 풍경과 높아만가는 초가을의 하늘을 자연스레 카페안으로 차경해 더욱 여유로운 공간으로 연출한 주인의 안목이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천혜의 뷰(view)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카페에선 경부고속도로가 멀리 보이고 이 도로를 휙휙 지나는 차들은 정적인 이곳의 산야에선 매우 동적인 요소로 보여 묘한 밸런스를 연출했다. 카페 도초는 요리를 즐겨하는 안주인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브런치 메뉴와 간편한 한식도 개발 중이라 식사를 곁들인 커피 한 잔을 즐기기 좋은 공간으로 보였다.

↑↑ ‘카페 도초’에서 바라본 들녘.

이 대표는 “들판이 넓은 아랫마을은 원주민들이 살고 있던 마을입니다. 이곳은 아랫마을과는 다소 분리돼 있는 위치입니다. 원주민은 아랫동네, 새로 조성된 주택부지는 동네 윗부분에 있는 편이죠” “경주가 고향인 저도 떠나 있다가 이곳에 집을 지어 정착하고 카페도 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곳 출신 친구들이 건강하고 몸이 좋았어요. 워낙 곡창지대라 밥은 실컷 먹었던 것 같아요. 하하. 이곳 언덕배기 집들은 야트막한 야산을 개발해 한 채씩 건축허가를 얻어 지은 집들입니다”라고 했다.

“저희 카페 주변 집들은 수년 전만 하더라도 몇몇 주택에 불과했는데 빠른 속도로 집들이 늘고 있어요. 직업군이 다양한 분들이 이사 오시는데 입주 후 만족도가 높다고들 합니다. 이웃의 대부분 집들에서는 거실서 경주시내가 환하게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조성돼 있거든요”

↑↑ 각각의 상호를 알리는 안내판

-도초마을은 고속도로 진입의 반대방향에 위치하고 있어 마을 가기 위한 이정표 등 안내 표시 필요

이 카페를 내려오자 ‘미각도예’라는 공방도 나타난다. 전통 한옥 방식을 고수한 ‘경주한옥펜션’도 이웃해있는데 고즈넉하고 조용해 진정한 마음 쉼터로 추천이 많다고 한다. 굵은 서까래와 대들보는 꽤 남성적인 한옥의 풍경이다. 툇마루의 난간도 굵은 목재를 사용해 중후한 한옥의 멋이 흘렀다. 경쾌한 새소리가 들리는 한가로운 농촌 풍경을 즐기기엔 최적지다.

한편, 경주인터체인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1.3km 지점인 이 마을은 경주톨게이트를 지나 100미터 즈음에 도초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그런데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진입하기 전 도초마을로 돌아가는 이정표가 없어 초행길에는 톨케이트로 진입하는 실수가 종종 있다고 한다. 현재 톨게이트 진입 바로 직전 ‘광명’, ‘율동’은 이정표에 크게 표시되어 있으나 도초마을 관련 표시는 없었다. 도초 마을 안으로 처음 가보는 기자도 헛갈렸다. 도초마을은 고속도로 진입의 반대방향에 위치하고 있어 마을을 가기 위해서는 톨게이트 아래로 우회해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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