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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는 읍천리 골목에 남았고... 양남면 어촌마을 읍천항

‘다시, 읍천항’… 장쾌한 수평선과 청정 몽돌해변 통째로 즐겨요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500호입력 : 2021년 08월 04일
↑↑ 소담스레 완만하고 둥그런 형태의 읍천항 전경.

양남면 주상절리와 월성원자력공단 사이에 읍천1,2리가 있다. 주차료를 받지 않는 너른 읍천항 주차장 오른쪽으로는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는 파도소리길 산책로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읍천항 벽화마을로 이어진다. 읍천항 벽화마을은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의 출발점으로 등대, 소공원이 있는 곳으로 향하면 자연스럽게 해안산책로와 이어진다.

읍천항은 아담한 항구라 큰 고깃배보다는 작은 고깃배들이 정박해있는 한적한 어촌 마을이다. 소담스레 완만하게 둥그런 형태의 읍천항에는 8월의 내리쬐는 열기 속에서도 바닷가 특유의 청량한 바람이 한낮의 항구 온도를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읍천항에선 드넓게 펼쳐진 청정 경주 동해바다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탁트인 수평선의 장쾌함은 우리의 심연까지 후련하게 한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코로나의 기세 탓이었을까. 휴가기 절정을 맞은 시기였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많지 않은 피서객들이 여유롭게 한여름의 바닷가를 즐기고 있었다. 읍천리 청정한 몽돌 해변을 통째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 읍천2리 방파제 근처 주택가의 벽화.

알려진 것처럼 ‘읍천항 갤러리’라 불리는 이곳은 인근 월성원자력이 전국 최고의 벽화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변신을 꾀한 곳이었다. 인근 주상절리대와 함께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조명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횟집을 비롯해 상가들의 매출도 덩달아 올랐고 이곳 마을 사람들의 행보도 바빠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일 찾은 읍천리는 수년전까지 벽화 마을로 유명세를 떨치던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경주 바다를 찾는 이들은 꼭 들러야 하는 벽화명소마을에서 이제는 다시 원래의 조용하고 아담한 어촌마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듯 했다.

↑↑ 유독 등대가 돋보이는 방파제 뷰는 읍천항의 강렬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읍천리는 신라때부터 어업의 중심지... 자연부락 가운데 가장 큰 마을로 ‘읍내(邑內)’, ‘읍냇개’, ‘읍내포(邑內浦)’라고 불러

양남면 읍천1리 마을회관 앞에선 이 마을의 이력을 설명해놓았다. ‘읍천은 오발산이 만들어 낸 계곡이 마을 가운데를 가로질러 바다로 흘러내리고 신라때부터 어업의 중심지였다. 자연부락 가운데 가장 큰 마을이었고 ‘읍내(邑內)’, ‘읍냇개’, ‘읍내포(邑內浦)’라고 불러왔다. 이후엔 ‘읍천(邑川)’, ‘읍천포(邑川浦)’라 부르기도 했다’

읍천(邑川)리는 서쪽이 ‘환서’, 북쪽이 ‘나아리’로 동남쪽은 바다며 해변이다. 1914년 부군통합당시 ‘읍천’으로 명명된 이후 읍천 1리, 2리로 구분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은 1종 항구가 들어서 있다. 읍천1~2리 모두 ‘양남항구길’이라는 도로명이었으며 현재 읍천1리에는 대략 205가구에 38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 많지 않은 피서객들이 읍천리 청정한 몽돌해변을 통째로 즐기고 있다

-읍천항 어촌마을은 전국에서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할 만큼 온 동네가 벽화로 단장됐으나 탈색과 박락 심한 상황

동해안의 작고 조용한 어촌마을인 이곳 읍천리 읍천항은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작은 항이지만 천연기념물 536호 주상절리군과 2010년부터 이어져 온 공모전 벽화가 가득한 마을이다. 읍천항은 경북권 국가어항 14개 항 중 하나기도 하다. 읍천항은 동해 근해에서 가장 높은 해수온을 보여 많은 낚시꾼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낚시인들에게는 고등어, 숭어 낚시 명소로 입소문이 나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맑은 날이면 외항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낚시용품을 파는 가게들로 보아 이곳이 낚시로 유명한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읍천1~2리 모두 ‘양남항구길’이라는 도로명이다. 2010년부터 이어져 온 공모전 벽화가 가득한 마을 골목으로 현재 탈색과 박락이 진행되고 있었다.

읍천항을 따라 옹기종기 형성된 어촌마을은 동네 구석구석의 담장을 벽화로 꾸며 전국에서 제법 큰 규모의 벽화를 자랑할 만큼 온 동네가 벽화들로 단장됐었다. 2010년 이후에도 몇 차례 벽화공모전이 더 열려 오래된 그림은 교체되고 새 벽면에 그림이 추가되기도 했으나 공모전은 몇 해 전 중단됐다. 2014년까지는 총 217점의 벽화가 그려졌으며 벽화그림은 여전히 읍천항 골목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불과 수 년 사이에 벽화의 대부분은 작품명과 작가 이름이 뭉개져 있었다. 시간의 때가 묻어 색이 벗겨지거나 바랜 그림들은 낡은 듯, 오래된 빈티지함을 선사했다.

↑↑ 읍천1리 골목에서 만난 벽화.

-“30~40년 전만해도 남자잠수부인 ‘머구리’들과 해녀들이 우리 마을에도 있었습니다”

읍천항 인근에 사는 한 주민(엄수섭, 67)은 “수 년 전부터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어요. 주상절리와 벽화로 유명해져 한 때는 우리 마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지만 요사이는 주로 절리를 보려고 찾는 정도입니다”라고 했다.

“주민들의 벽화에 대한 불만은 미미하지만 같은 그림을 계속 보다보니 좀 지겹기는 합니다. 탈색과 박락이 심한 상황이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요”

그는 또 “더러 빈집이 있기는 하지만 양남에선 큰 동네로 ‘대동네’였어요. 요사이는 어업은 별로 하지 않고 배가 정박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요. 어획고가 예전 같지 않고 삼치 등이 많이 잡히지 않아서죠. 큰 배를 가진 주민도 배를 팔고 회 센터 등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하면서 “예전 30~40년 전만해도 남자잠수부인 ‘머구리’들과 해녀들이 우리 마을에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전복, 고동, 해삼, 해초, 미역 등을 채취했고요. 수 십 년 전까지 머구리 일을 하신 8~9명 중 대부분 돌아가시고 이제는 한 분만 유일하게 생존해계십니다”라고 했다.


-읍천항구의 강렬한 포인트 읍천방파제와 등대...작은 몽돌로 이뤄진 깨끗한 해변 일품

읍천항에서 바라보는 읍천방파제와 등대는 일품이었다. 읍천방파제는 생각보다 크다. 조용한 어촌마을인 이곳은 유독 등대가 돋보이는 방파제 뷰가 눈길을 끌었는데 주홍과 초록, 흰색으로 칠해진 세 등대는 이곳 읍천항구에 강렬한 포인트가 되고 있었다. 그 중 주홍색 등대는 읍천항 북방파제 등대로 읍천항 정비공사의 일환으로 2018년 준공됐다. 멀리 주상절리 전망대도 조망돼 시각적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읍천항에서 중간 지점 정도의 한 낚시집을 기점으로 읍천1리와 읍천2리로 나뉘어진다. 읍천2리는 자연부락명으로 ‘죽전리’라고도 불렸다. 읍천 1,2가 해안선을 따라 옹기종기 형성돼 있고 벤치나 포토존을 마련한 작은 공원과 쉼터도 조성해 두었다. 방파제 뒤로는 작은 몽돌로 이뤄진 깨끗한 해변이 형성돼 있고 상가로는 낚시편의점과 횟집이 많고 편의시설로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월성원전을 배경으로 등대와 함께 보이는 읍천2리 방파제도 무척 시원스러웠고 아름다웠다.

마을은 대부분 고깃배로 잡았거나 해녀들이 잡은 어물을 파는 집들이 많았다. ‘읍천어촌계 활어직판장’에는 예전같은 활기는 없었지만 휴가철이선지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읍천리 해녀가 직접 잡은 어물을 팔고 있는 가게도 있었다.

“저는 배를 타고 조업도 해요. 새벽 네 시에 회센터에 오고 해녀일은 한 달에 10번 정도 나가고 있어요” 해녀일을 한 지 40년 된 주인장의 말이다.

읍천2리 바닷가 도로변에 ‘문화 조개구이’집이 폐업 한 채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이 집 주인할머니가 마침 망중한 중이었다.

“예전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가게도 잘되고 대성황이었어. 3~4년 전부터 오는 사람들이 줄었는데다 코로나가 겹쳐 장사가 되질 않아 결국 문을 닫았지”


-‘읍천에서 꼭 먹어봐야 할 돌미역 쌀 꽈배기’// 기존의 읍천항 냉장창고를 해녀들 채취한 수산물 요리해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항구를 따라 걷다가 문득 도로변에서 ‘읍천에서 꼭 먹어봐야 할 돌미역 쌀 꽈배기’라는 도넛집을 만났다. 다소 생뚱맞은 위치에, 횟집이 있을법한 곳에 난데없이 자리한 도넛집 이었다. 부부가 운영하는 이 가게는 작고 허름했지만 전국구의 명성으로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

“장사한 지 3년째예요. 이 지역서 돌미역이 많이 나서 쌀 100%와 섞어 만들고 있어요. 울산서 제과점을 운영하다가 이곳서 장사하고 있어요. 전에는 가게 주변에 차를 주차할 곳이 없을 만큼 손님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그렇지는 못해요. ‘찹쌀 쫀쫀이’, ‘돌미역 쌀꽈배기’가 우리집의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주상절리 둘러보고 오는 이들이 많아요”


인터뷰 중에도 손님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고 여전히 잘 팔리는 모양새였다.

읍천항 주차장에는 읍천항 냉장창고가 하나 있는데 경주시는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공모 사업 선정에 따라 냉장창고를 새롭게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2000년 어촌종합개발사업으로 지어진 읍천항 냉장창고는 당초 양식장 미끼를 보관하던 창고로 사용되어 오다 현재는 양식장이 소멸됨에 따라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차제였다. 이 시설을 해녀들이 직접 수확한 수산물을 요리해 관광객들이 직접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라는 것.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500호입력 : 2021년 08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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