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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2020 > 김영회의 신라향가, 일본 만엽집을 열다

DNA 검사, 헤어진 오누이 !!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64호입력 : 2020년 11월 19일
↑↑ 김영회 국제향가학회 회장
-저서 : 천년향가의 비밀
-논문 : 신라향가 창작법
제시와 만엽집의 의미
지금까지 소개한 8편의 칼럼을 통해 4516번가가 향가창작법에 따라 만들어져 있음을 설명드렸다. 혹시 이 작품만 우연히 창작법에 따라 만들어져 있을 수도 있으니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작품을 통해 이론을 검증해 보이라는 한 독자의 주문도 있었다.

필자는 향가와 만엽가를 비교 연구한 이래 현재까지 500여장이 넘는 만엽가를 해독해냈다.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 짧으면 30여분, 길어도 며칠이었다. 숫자보다는 예외 없이 풀렸다는 사실이 중요할 것이다. 내년쯤 책을 내 일본국민들에게 ‘만엽집이 풀렸다’고 알리려 한다. 함지박 욕세례를 받을 것이다. 소금 뿌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본 칼럼에서는 모든 만엽가에 창작법이 적용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이고자 한다. 첫 대상은 2302번가다. 무작위로 골라야 할 것이다. 2302번가에서는 '한자들이 표의문자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일단 짚어보자. 연구자들은 ‘만엽가는 고대 일본어를 소리로 써놓고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2302번가에서 청언과 보언에 해당하는 글자들을 젓가락으로 골라 내버리겠다. 다음의 ○에 해당하는 문자가 청언과 보언이다. 빼버리고 남는 것이 노랫말이다.

或者之痛 情無跡将念 秋之長夜乎寤臥耳 ---> 或○○痛 情無跡○念 秋○長夜○寤臥○
노랫말 한자를 옥편의 뜻 그대로 풀었다. 천자문 익힌 초등학생도 풀 수 있을 것이다.
或 痛 혹시나 하고 고통스러워 한다. * 혹시 혹(或)/고통 통(痛)
情無 跡念 정이 없어졌나 (그대의) 발자취를 생각한다. * 정 정(情)/없다 무(無)/발자취 적(跡)/생각하다 념(念)
秋 長夜 寤 臥 가을 기나긴 밤 잠이 깨어 누워있다. * 가을 추(秋)/길다 장(長)/밤 야(夜)/잠깨다 오(寤)/눕다 와(臥)

한자들이 뜻으로 쓰이고 있음이 확실하다. 뜻으로 풀어도 100점 맞기에 충분한데, 만요가나라는 어려운 방법으로 풀라는 일본 연구자들의 주장이 갑자기 불편해진다.

두 번째로 고른 작품은 4252번가다. 여기서는 청언과 보언을 빼버리고 남은 노랫말의 한자들이 한국어 어순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겠다.

君 殖 芽 子 그대가 심었던 과일 나무 열매. *그 대 군(君)/심다 식(殖)/과일나무 아(芽)/열매 자(子)
始花 揷 頭 처음 핀 꽃을 꽂았던 머리 * 처음 시(始)/꽃 화(花)/꽂다 삽(揷)/머리 두(頭)
客 別 度 知 나그네를 다른 풍채로 드러냈지. * 나그네 객(客)/다르다 별(別)/풍채 도(度)/ 드러내다 지(知)

술술 읽힌다. 한국어 어순에 따라 한자가 배열되어 있다. 천 년 전 이 작품을 만든 이는 그가 한반도에서 건너갔건, 일본 땅에서 한반도어를 배웠건 간에 토종 한반도어를 구사하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세 번째 검증대상 작품은 2634번가다. 여기서는 노랫말, 청언, 보언을 섞어 문장을 만들었다는 법칙을 확인할 것이다. 만엽가 문장이 섞이지 않고 노랫말 하나로만 조립되어 있다면 해독은 위에서와 같이 너무 쉽다. 그러나 앞의 칼럼에서 예로 든 ‘가다+오다--->가오다다’라는 식으로 문장이 조립되어 있다면 상황은 만만치 않다. 만엽가 해독의 결정적 지점이다. 노랫말에 청언과 보언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다. 알면 컬럼버스 달걀처럼 쉬우나, 모르면 일본 연구자들이 빠져 해매던 문자지옥 속의 개미가 되고 만다. 2634번가 첫구절만으로 섞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자.

里 遠 戀 和 備 尒 ---> 里 遠 戀 和 ○ ●
마을을 (떠난) 세월이 오래되면 그리움은 (거기에) 서로 응한다.
ㅇ 보언(備) : 의장(떠날 차비)을 갖추라. ○
ㅇ 청언(尒) : 저승바다여 잔잔하라. ●
* 里 마을 리/遠 세월이 오래되다 원/戀 그리다 련/和 서로 응하다 화/備 의장(儀仗) 비. 보언/尒 아름다운 모양 이. 청언.

노랫말에 보언 ‘비(備)’와 청언 ‘이(尒)’가 섞여있다. 단 두 글자 뿐이고 특별한 방법으로 섞여 있는 것도 아닌데 혼란스러움이 급증폭되어 해독을 방해한다. 그래서 천년동안 해독불가였다.

예로 든 세 작품 모두에서 향가 창작법이 확인된다. 세 작품만이 아니었다. 필자가 해독해 본 500여 이상의 작품에서도 조금의 예외가 없었다. 만엽집 모두가 신라향가 창작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4516장 모두를 해독해 내는 것은 누가 완독해 내는가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그 영광을 차지할 나라는 한국일까, 아니면 일본일까?

갓 태어난 ‘신라향가 창작법’에 의한 풀이와 ‘만요가나’라는 일본국의 천년 자부심으로 풀이 간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위에서 예로 든 2634번가를 한일 두 가지 방식으로 풀어보자.

<신라 향가창작법에 의한 풀이>
마을을 떠난 지 세월이 오래되면 그리움은 거기에 응해 없어져야 한다. 그대가 마을을 떠난지 십년이 지났어도 거울 속 그대 얼굴과 자태는 사라지지않고 꿈속에 나타난다.

<만요가나식 풀이(한국어역 이연숙)>
마을이 멀어 그리움에 지쳤네. (마소카가미) 모습 떠나지 말고 꿈에 나타나 줘요 어떠신가. 전혀 다르다. 같은 작품을 풀었다고 볼 수 없을 것같다.

향가 25장과 만엽가 4516장에는 ‘신라향가 창작법’이라는 동일한 DNA가 들어 있었다.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게 되었다. 1차 검사결과 혈연적 친연성이 확인됐고, 그들은 오누이였다.

‘향가’는 한반도 땅의 우리가 무관심하게 내깔려 두었던 사내아이라고 한다면, ‘만엽가’는 일본열도의 일본인들이 하녀로나 부리던 여자아이였다. 오누이는 해협을 사이에 두고 천년이 넘게 헤어져 찬밥을 먹으며 서럽게 살고 있었다. 오누이는 어떻게 헤어졌을까. 현해탄을 건너갔을까, 아니면 대한해협을 건너 왔을까. 오누이에게 들이 닥쳤을 굴곡진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너무도 궁금하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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