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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포스터’ 우표… 대한민국 우표에 담긴 신라와 경주①

우표에 담긴 경주와 경주인… 진귀하고 자랑스런 콘텐츠 담아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465호입력 : 2020년 11월 26일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유치환 시 ‘행복’ 중에서.

곱게 편지를 써서 겉봉투에 우표를 붙인 우리의 기억은 어디쯤에서 머물러 있을까.
우표는 정부 또는 정부가 위임한 특정 기관에서 발행하는 우편 요금 선납의 증표로서 통신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작은 포스터’로 더 잘 알려진 우표는 발행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을 표현하고 있어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가하면, 아울러 디자인의 독창성과 다양하고 특이한 인쇄 기술과 우표의 원지(종이)가 어우러져 그 나라 문화 산업의 수준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우표는 국가의 상징물, 문화의 척도, 문화의 전달자, 종합 예술품 등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취미나 기념으로 우표를 모으는 수집용으로서 우표의 부가적인 역할이 증대되고 있기도 하다.

그 시대상을 담아 발행한다는 특성에 따라 국가기록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우표. 그렇다면 우표에 등장한 신라로부터 오늘의 경주는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담겨왔을까.

1946년 발행된 ‘해방 1주년 기념우표’가 해방 후 국내에서 발행된 최초의 우표인데 당시 14종 중 첨성대와 신라금관을 도안한 보통우표가 경주를 담은 첫 우표였다. 이후 가장 최근인 2019년 8월 발행된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 기념우표까지 그 종류와 콘텐츠는 매우 놀라울만큼 다양하고 아름다웠다. 여타 지자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주와 신라를 모티브로 하는 도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긍심마저 생기는 대목이다. 진귀하고 색다른 경주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모두 2회로 구성해 우표에 담긴 경주와 경주인의 자랑스런 면면을 다룰 예정인 본 기사는 ‘아름다운 경주이야기’의 김나연 작가와 경북지방우정청 우편영업과 우표담당 관계자, 우정사업본부, 한국우취연합, 한국우표 포털서비스, ‘필라테리아’ 블러그 등에서 자료 제공과 협조가 있었음을 밝히고 깊이 감사드린다.

↑↑ #1946년 해방 1주년 기념우표 총 14종 중 첨성대(사진 다섯 번째)와 신라금관(사진 세 번째)은 해방이후 경주를 담은 첫 보통우표였다.

-우리나라의 자연, 과학기술, 문화재, 전통문화, 인물 등 국내·외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해 기념우표 발행

그렇다면 이러한 우표들은 언제 어떤 경위로 발행되는 걸까. 경북지방우정청 우편영업과 우표담당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기념우표 발행절차는 우편법 제21조(우표의 발행권) 및 시행령 제13조(우표류의 발행)에 근거한다. 기념우표 발행 관련 추진 절차는 2월경 이듬해 발행 기념우표 수요조사를 홈페이지에 공고 하는 것을 우선으로, 각급 기관에서 수요조사 및 접수를 하고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서 발행대상을 결정하고 7월 기념우표 발행 선정결과를 관련단체에 통보하고 이의를 접수한다. 8월부터 이듬해 기념우표 발행계획을 확정 짓고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했다.

한편, ‘기념우표 발행대상으로는 국제행사로서 국제협력증진, 국제평화 및 인류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항이거나 범국가적, 범국민적 행사로 국내·외에 홍보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항, 정부제정 기념일, 역사적으로 기념할 중요한 가치가 있는 인물 및 사건으로 50, 100주년 단위 등의 기념행사, 우리나라의 자연, 과학기술, 문화재, 전통문화 등 국내·외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 기타 국위선양, 국제평화 및 공익증진 등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되는 인물을 대국민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항 등’ 이라고 했다.

-1946년 해방 이후 발행된 ‘해방 1주년 기념우표’ 중 첨성대, 신라금관 등을 도안한 보통우표에 경주 처음 담겨
우리나라 신식 우편 제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홍영식을 중심으로 한 신진개혁파 정치 지도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1884년 11월 18일 우정총국이 역사적인 업무를 개시한다. 이에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가 탄생하게 된다. 문위우표는 이때 발행된 우표의 액면이 당시 화폐 단위인 ‘문(文)’이었기 때문에 수집가들 사이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최초의 우표는 1884년 발행된 ‘문위우표’지만, 1905년 을사조약 체결 후 통신권을 강탈당하면서 우표 발행이 중지됐다. 이후 1946년 발행된 ‘해방 1주년 기념우표’ 총 14종이 해방 후 국내에서 발행된 최초의 우표다. 그중 9종은 해방 1주년 기념우표였고 5종은 첨성대, 신라금관, 무궁화, 한반도지도, 이순신 장군을 도안으로 한 보통우표였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준공 기념우표<사진>, 경부고속도로 지나는 대구·경주도 1일 생활권에 진입

이 우표는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경부고속도로 준공을 기념해 발행한 우표다. 15시간이 걸리던 서울에서 부산으로의 이동시간이 5시간으로 짧아졌고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대구·경주도 1일 생활권으로 진입했다. 고속도로 건설로 철도 중심의 운송에서 좀 더 편리하게 물류를 운반할 수 있게 됐다.


-1972년 국립공원 시리즈 중 경주국립공원 기념우표<사진>. 1979년 태평양지역 관광협회 기념우표.

경주국립공원은 1968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72년 우리나라의 대표적 경승지를 국내외에 널리 소개하기 위해 국립공원 풍경을 우표에 담아 발행했다. 또, 1979년 태평양지역 관광협회 총회 서울개최 기념우표는 태평양지역 관광협회(PATA) 제28차 총회가 1979년 서울에서 개최됨에 따라 워크숍이 같은 해 경주에서 열려 세계 40여 개국에서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가 큰 성과를 거두어 모든 참가국 회원 간의 유대를 돈독히 쌓고 국내 및 세계관광사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며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1997년 세계유산등록 특별우표<사진>-불국사와 석굴암 담아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 대장경판 및 판고, 종묘 등 3건의 우리나라 문화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19차 총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우표를 발행했다.


-2004년 세계유산등록 특별우표-경주역사유적지구 각각 표현<사진>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는 경주역사유적지구는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이를 기념하며 발행한 특별우표는 대릉원의 모습과 서수형토기(瑞獸形土器), 금관총 금관, 그리고 안압지와 납석제(蠟石製) 사자향로, 금동삼존판불, 금동가위의 모습을 각각 담고 있다.

↑↑ 2016년 특수인쇄로 만든 ‘신라금관’ 4종 기념우표.

-2016년 특수인쇄로 만든 ‘신라금관’ 우표, 우표 디자인에 금분과 금박, 엠보싱 기법의 특수인쇄 적용

2016년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신라시대 금관을 소재로 한 기념우표는 4종으로 총 56만장을 발행했다. 이 우표에 담긴 신라시대 금관은 금관총 금관과 금령총 금관, 서봉총 금관, 그리고 황남대총 북분 금관 등 총 4종이다. 특히, 우표 디자인에 금분과 금박, 엠보싱 기법의 특수인쇄를 적용해 신라 금관의 화려함과 존재감을 돋보이게 표현하는 등 소장가치를 높였다.

↑↑ 김동리 선생 기념우표(2017년).

-2017년 소설가 김동리 선생 우표 발행, 현대 한국 인물시리즈 소설가 분야 인물 우표

2017년 한국의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김동리와 박경리를 선정해 기념우표 2종 총 61만 6천장을 발행했다. 김동리 작가는 토착적이고 민족적인 소재를 소설화하여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순수 문학과 신인간주의 문학을 지향했다.‘역마(1948)’‘등신불(1963)’‘까치소리(1966)’등의 단편소설과 ‘무녀도(1947)’‘바위(1973)’ 등의 단편집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우표 디자인은 두 작가의 생전 모습과 함께 김동리 작가의‘순수문학의 본질은 언제나 휴머니즘이 기조가 되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 2019년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는 단연 눈길을 끈다.

-2019년 8월,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 기념우표 발행

2019년 8월 14일 발행된 역사속의 태극기 시리즈 16종 중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는 단연 눈길을 끈다. 이 우표는 독립을 향한 우리의 염원이 태극기에 담긴 것에서부터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해 우리 민족이 또 다시 태극기를 꺼내 들었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학도병들의 굳은 의지가 담긴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에선 ‘조국을 위해 희생’, ‘우리의 죽음은 역사의 꽃이 되다’, ‘남북통일’ 등의 결연한 의지를 다짐한 당시 학도병들의 글씨로 씌어져 있어 가슴 뭉클해진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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