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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입은 쇠를 녹인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09호입력 : 2019년 10월 09일
7. 많은 사람이 부르게 하기
↑↑ 김영회 향가연구가
 삼국유사에는 향가는 유행가처럼 많은 사람이 부르게 해야 한다는 제작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동해 바닷가였다. 남편을 따라가던 수로부인이 용에게 납치되어 바다 속으로 끌려들어 갔다. 남편이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자, 한 노인이 나타나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여러 입은 쇠를 녹인다고 했습니다. 용이라 하더라도 어찌 여러 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노래를 지은 다음 백성들을 불러 모아 부르게 하십시오”

남편은 그에 따라 ‘수로를 내 놓으라’는 내용의 노래를 지었다. 그리고 인근의 사람들을 모아 바닷가에서 떼창으로 부르게 하자, 용이 겁을 먹고 수로부인을 내다 바쳤다. 남편이 사람들을 모아 바닷가에서 떼창을 부르게 한 것은 ‘여러 입은 쇠를 녹인다’라는 향가제작법에 따른 것이었다. 신라인들은 향가를 제작하며 여러 사람이 부를 수 있도록 조치했고, 이러한 장치에 의해 향가는 쇠를 녹이는 힘을 갖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부르면 부를수록 향가의 힘은 더욱 강력해졌다. 그래서 향가제작자 중 권력을 가진 이들은 백성들을 강제적으로 동원해 향가를 부르게 했고, 백성을 동원할 수 없는 이들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따라 부르도록 가사를 재미있게 만들었다. 권력을 동원하여 부른 대표적인 노래가 안민가다. 가사의 내용까지 좋아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용될 정도이다. 안민가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君隱 父也

군은 부야.

임금은 아버지야.

임금 군, 근심 은, 아비 부, 둥글넓적한 그릇 야.

이 향가는 충담사라는 승려가 지은 것이다. 경덕왕은 그해 삼월 삼짇날 월성의 귀정루에 나와 햇빛을 쪼이다가 길 가던 충담사를 불러 이 향가를 짓게 했다. 왕은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경덕왕이 숙환을 앓고 있었고, 병을 낫게 해준다는 풍습에 따라 삼월 삼짇날의 ‘차’를 마시고 ‘햇살’을 쪼이기 위한 나들이 행사가 있었다고 본다. 따라서 안민가의 진정한 목적은 왕의 쾌유를 비는 데 있었을 것이다. 경덕왕과 신하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안민가를 ‘향가 제작법’이라는 설계도에 따라 해체해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임금은 아버지야

신하는 사랑을 주시는 어머님이야

민이란 정처 없이 떠도는 아이고.

민, 이들은

임금과 신하들이 자신들에게 해주심을 알고,

임금과 신하들이 자신들을 사랑하심을 아는 고여.

삶의 터전을 다스리고 민을 살게 하라.

사는 집을 보전하고 여기에 양식을 다스리라.

그렇게 한다면 민은 비록 이 땅에 버려지고 저승으로 보내진다 하더라도

나라를 지켜야 함을 알고,

나라를 보전해야 함을 알고여.

후구

임금과 신하가 많은 민들을 사랑해주면,

민은 임금과 신하와 같이 나라를 지키고

보전하여

나라가 태평함이여.

음미하면 할수록 감탄하게 된다. 천년 사직 서라벌 정치 엘리트들의 마음가짐에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라는 임금을 중심으로 하여, 신하들이 앞장서고 백성들이 뒤따르던 나라였다. 무엇이 중한데? 안민가는 먹고 사는 문제라는 정치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다. 천 년 전 경주 삼화령에서 작자 충담사가 끓이시던 맑은 차향기가 안민가에 실려 오늘에 내려오고 있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09호입력 : 2019년 10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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