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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9호입력 : 2020년 10월 15일
↑↑ 정갑식
영국 Fashionfood21
대표 음식 칼럼리스트
무엇에 대한 의문, ‘···?···’ 그것은 발전의 출발이다. 나는 항상 이 의문의 꼬리표는 수많은 ‘가능성들’을 전제로 출발을 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주의이다. 즉 ‘정말 안될까?’ 는 ‘될 수도 있다’ 로 등치시키고, ‘정말 없을까?’ 는 ‘있을 수도 있다’ 로 등치시키는 식으로 말이다. 경주 땅 가난한 촌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열악한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가당치 않은 영국으로 유학을 온 것 또한 평소 긍정적인 내 성향이 ‘안 될까?’ 를 ‘될 수도 있다’ 로 잘 등치시킨 결과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나는 이 ‘의문의 적용 법칙’을 한국 사람들이 음식을 두고 지역을 평가 할 때 항상 변두리고 매몰차게 몰아내고야 마는 ‘경상도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다’라는 이 가당찮은 단정에 적용하고자 한다.
‘경상도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을까?’를 ‘경상도에도 맛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다’라는 등치로 끌어내는 것이다. 더구나 경상도의 중심인 경주는 그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 아니던가 말이다. 그 논거에 대한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말씀 올리고자 한다.

첫째, 경주는 왕족들과 귀족들이 집단을 이루어 살았던 당대 최고 권력의 도시였다. 소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모두 그 시대 최고의 도시라 할 수 있는 경주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 최고급 문화 가운데 음식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유럽의 음식역사를 보더라도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최고 음식문화 상품 젤라또 아이스크림 꼭대기에는 네로 황제가 있고, 금세기 최고의 미식문화를 자랑하고 있는 프랑스 또한 브르봉 왕조가 있고, 르네상스의 한축을 담당했던 당대 최고의 명문귀족 메디치 가문은 근대 유럽음식문화의 토대를 구축했다. 하물며 척박한 음식문화라 평가되고 있는 영국에서조차 홍차문화를 국가 브랜드로 키울 수 있었던 이유가 빅토리와 왕조와 귀족들이 누리고 살았던 파티문화 때문이다. 이렇듯 상류층들이 집단으로 모여 살았던 사회구조에서 그들이 향유하였던 맛있는 음식들이 있다.

둘째, 경주는 내륙과 대륙을 모두 끼고 있는 지리적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리적으로 산과 바다 그리고 들판을 모두 끼고 있는 도시는 음식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유럽의 음식지도를 볼라치면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한 이탈리아, 프랑스 모두가 내륙과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 신라시대 경주는 이러한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도시이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과 연접해 있어서 웬만한 내륙의 식재료들을 충분히 공급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동해와 남해 바다를 통해서 각종의 다양한 수산물과 해산물들을 공급할 수 있다. 가깝게 보면 안강과 내남의 넓은 평야는 찰지고 알찬 미곡들을 생산했다.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대명사 경주최부자의 미담 또한 경주라는 지형학적 위치가 한 역할 했음에 틀림없다.

셋째, 경주는 ‘천년 고도’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유구한 세월을 담고 있다. 통일 신라 이후 오늘날까지 또 다른 천년의 역사를 더한 도시가 경주 아니던가. 더욱이 경주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사로국까지 따진다면 기원전 57년으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따지고 보면 세계역사를 보더라도 한 도시가 이렇게 긴 세월동안 부침 없이 수도로 굳건히 자리를 지킨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관광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서구의 어떤 도시와 견주어도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도시다. 이 긴 세월동안 사람들은 어떤 음식이든 먹고 살았을 것이고 그 음식들은 그 세월만큼 다양했음이 틀림없다. 마치 베네치아처럼 새로운 음식재료와 함께 새로운 조리법과 소스들이 유입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넷째, 경주는 맛있는 음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질 좋은 ‘물’을 축복으로 받은 도시이다. 경주는 특이하게도 동천, 서천, 남천, 북천 이 네 방향에서 큰물이 흐르는데, 이 네 하천을 이루는 지류를 따라가면 모두가 깊은 골짜기의 산들이 나온다. 스코틀랜드가 세계적인 위스키 산지가 된 것은 하이랜드의 물이 정말 맛깔나게 좋기 때문이다. 경주의 교동법주와 경주법주가 맑은 술을 담아 낼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경주의 물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가 기억하기에 경주는 유별나게도 우물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렇게 우물이 많은 도시가 어디 있었던가? 내 기억에 없다. 김유신 장군이 자기 집의 물맛만 보고 다시 전쟁터로 향했다는 그 유명한 일화와 쪽샘이라는 유명한 지명 또한 물 때문에 생기지 않았나 말이다. 이렇게 맛나고 수질 좋은 물이 있었던 경주가 맛있는 음식이 없었을 리 만무하다.

‘관광도시 경주를 대표할 만한 맛있는 먹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라는 이 정의를 두고 나는 지극히 객관적인 방법으로, 가장 보편적 시각으로, 경주 향촌의 모든 분들께서 아주 편하게 이해를 할 수 있는 근거들을 몇 가지로만 선별하여 말씀을 올렸다. 그렇게 할 때 ‘경주 관광 식후경이 되어야 한다’라고 개진한 나의 지난번 칼럼이 좀 더 의미가 있는 열린 공간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관광경주 활성화’ 라는 지역적 과제를 모두가 함께 쉽게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9호입력 : 2020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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